친박계 당선땐 반기문 대선 행보 '탄력'
비박계일 경우 김무성·유승민 부상 시각
선거인단 10% 차지 충청표심 향방 주목

[서울=충청일보 김홍민기자] 새누리당의 내년 대통령 선거전을 이끌 차기 지도부를 선출하는 8·9전당대회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충청대망론'의 본거지인 충청권의 표심 향배가 주목된다.

2일 정치권에 따르면 새누리당 차기 당권 경쟁이 친박(친박근혜)계와 비박(비박근혜)계의 진영 대결구도로 흐르면서 누가 당 대표가 될지에 따라 차기 대선후보군의 명암도 엇갈릴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세 차례의 합동연설·TV 토론을 거치면서 이주영(경남 창원 마산합포)·이정현(전남 순천) 후보는 친박계, 정병국(경기 여주·양평)·주호영(대구 수성을)·한선교(경기 용인병) 후보는 비박계의 지지가 쏠리고 있는 분위기다.

당내 일각에선 친박계 후보가 당선되면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의 영입이 본격화되고, 같은 계파의 정우택 의원(청주 상당)의 활동도 탄력을 받을 것이란 관측이다.

반면 비박계가 당권을 잡을 경우 김무성 전 대표나 유승민 의원의 부상이 점쳐지고 있다.

이에 따라 대표·최고위원 경선에서 투표할 선거인단 34만7506명 중 10%를 차지하고 있는 충청권 선거인단 3만5400여명(충북 1만5000여명, 대전 9000여명, 충남 1만500여명, 세종 900여명)의 표심이 어디로 향할지 관심을 끌고 있다.

충북권 A의원은 이날 "당 대표 경선이 친박계와 비박계 간 대결구도로 치달을 가능성이 크다"며 "친박계가 당선되면 반 총장이나 정 의원의 대권행보가 다소 유리하게 전개되겠지만 비박계가 당권을 잡을 경우 김 전 대표나 유 의원에게 힘이 실릴 수 있다"고 예상했다.

하지만 충북도당 관계자는 "반 총장이나 정 의원은 충북과 충청권의 훌륭한 인적자원으로 계파를 초월해 공정한 룰에서 대선 후보로 부상했으면 좋겠다"며 "충청권 선거인단의 특정후보 지지 분위기는 아직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전당대회가 계파 싸움으로 치달을 경우 당이 붕괴되고 대선에서도 참패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계파를 초월해 대선 경선을 올바르게 이끌 대표를 뽑는 축제의 장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각 진영에서 단일화 움직임이 감지된다.

당장은 뚜렷한 선두주자가 눈에 띄지 않는 현 시점에서 당권주자 5명 모두 전당대회 완주를 다짐하고 있어 후보 간 연대나 단일화를 속단하기는 힘들다.

다만 친박계에서는 3일 전북 전주에서 열리는 2차 합동유세를 마치고 이주영·이정현 후보 가운데 한쪽으로 지지가 쏠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비박계 주자들은 '친박 패권주의'에 대한 반감과 '공천 개입 녹취록' 파문으로 전례 없이 유리한 고지에 올라서있음에도 대중적 지지율이 좀처럼 오르지 않는 탓에 고심하고 있다.

이 때문에 김용태 의원과의 단일화를 이뤄낸 정병국 후보의 주도로 주호영 후보, 또는 한선교 후보까지 포함하는 추가 단일화가 모색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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