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 대학 관계자·인근 주민들과 회의 개최
악취 등 불편 호소… 이소 시기 맞춰 10월 진행

[충청일보 장병갑기자] 청주시 서원구 모충동 서원대 여학생 기숙사 인근 숲에는 올해 봄부터 백로들이 날아들기 시작했다.
 
터를 잡은 백로들이 새끼까지 낳으면서 그 수가 현재 1000여 마리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백로떼는 인근 청주남중 잠두봉에서 쫓겨와 이곳에 새롭게 집단 서식지를 마련한 것이다.
 
백로 개체수가 늘면서 서원대 기숙사 학생과 인근 아파트 주민은 백로떼 때문에 여름에 창문도 열지 못하는 등 생활에 큰 불편을 겪는다며 대책을 호소하고 나섰다.
 
이에 청주시는 3일 서원대 미래창조관에서 대학 관계자와 인근 아파트 입주민 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백로 피해 관계자 비공개 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회의는 서원대 기숙사 뒤편과 인근 아파트 사이에 있는 야산에 둥지를 튼 백로떼와의 상생 방법을 찾기 위해 마련됐다.
 
악취와 소음으로 수업환경 저해는 물론 급식소 위생문제까지 발생한 지난해 청주남중 백로떼 피해와 같은 상황이다.
 
시는 주민 등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이날 회의에서 서식지의 나무를 일부 제거하는 잠두봉 간벌 방법을 사례로 제시했다.
 
당시 환경단체와 학부모 등은 대책회의를 통해 잠두봉 0.3㏊ 임야 소나무 123그루를 베어내기로 결정했다.
 
울창했던 소나무 숲이 일부 사라지자 백로가 다시 떼를 지어 이곳에 몰려들지 않으면서 악취와 소음 피해가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이날 회의에서는 잠두봉 사례와 마찬가지로 백로 서식지를 완전히 없애는 게 아니라 일부만 제거해 피해를 최소화하자는 쪽으로 의견이 모였다.
 
시는 이 같은 의견을 바탕으로 백로가 둥지를 떠난 뒤 간벌한다는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회의를 통해 간벌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모았다"며 "시기는 백로 이소가 마무리되는 10월초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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