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썩은 것의 기막힌 맛썩어버린 세상으로 보이지만
조동욱  |  news@ccdail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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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9.02.02  20: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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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동욱 충북과학대 교수
나이 들어가니 옛날 어른들 말씀이 틀린 게 하나도 없는 것 같다. 우선 식성이 바뀐다고 하더니 정말 그렇다. 내 경우 예전엔 별로 안 좋아했던 토속적인 음식들이 요즘은 참 맛있다.

냄새조차 싫어했던 청국장, 홍어, 가지미식해 등이 얼마나 맛있는지 모른다.

아이들은 양식을 좋아하고 집 사람은 일식, 나는 토속적인 음식으로 인해 외식 장소 하나 정하고자 해도 의견이 분분하다. 그래도 가족에게 탄핵 안 당하려면 내가 먹고 싶은 것은 포기하는 것이 상책이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지인들과 어울려 술안주에 홍어삼합을 먹고 식사는 청국장으로 마무리하는 것이 요즘의 낙이다. 참 재미있는 것이 그리도 냄새가 심한 음식들이 도리여 입맛을 당기니 그 이유를 나도 모르겠다.

그저 냄새 고약한 홍합이나 썩힌 가지미식해등을 입에 넣으면 생명력을 부여해 주신 하나님께 감사할 뿐이다. 사실 홍어는 전남사람들이 잘 먹는 음식인데 원래 골칫거리 음식이었다고 한다.

즉, 흑산도에서 홍어를 잡아 영산강으로 실어 나르는데 오는 도중에 홍어가 썩는다. 그래서 옛날에는 나주에서 버리는 일이 많았던 것이 홍어였다.

거기다가 그 썩는 냄새가 어찌나 독한지 나주 사람들이 넌덜머리를 냈다고 한다.

그러던 어느 날 이를 조미하여 더 썩혔더니 맛이 기막히게 좋은 음식이 되었고 이후 홍어를 더 썩히고 여기에 묵은 김치와 삼겹살을 합해 홍어삼합을 만드니 이리도 고급스러운 음식으로 변하게 된 것이다.

며칠 전 대통령께서 국민과의 대화에 나오셨다. 여러 가지 현안들에 대해 강하게 의견을 피력하셨다.

말씀의 핵심은 효율적인 국정 운영, 실용주의 나라 건설을 하시겠다는 것이셨고 이를 방해한다고 생각되는 것은 법질서확립을 강력히 하시겠다는 것 이셨다.

그러다보니 용산철거민 문제등 여러 가지가 우리들과 생각이 다르신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정부에서는 재개발을 통한 발전이 더 중요시 되는지라 이에 반하는 의견이나 행동은 아무리 타당하더라도 썩어 문드러지고 냄새나는 것들이라 생각 하는 것 같다.

그러나 그리도 냄새나고 썩어 문드러진 것이라도 잘만 가다듬으면 그리고 여기에 또 다른 썩어 문드러진 요소들을 잘 결합시킨다면 도리여 나라가 좋은 방향으로 발전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썩는 냄새가 그리도 심한 홍어를 역이용해 더 썩히고 여기에 묵은 김치와 삼겹살을 합해 홍어삼합을 만들어 막걸리와 함께 먹게 하는 것이 지금 얼마나 맛있고 고급 요리인지 모른다.

냄새가 독해 코를 톡 쏘지만 이것이 고급 요리로 발전하니 그 냄새조차 좋다고 하는 것이 세상 이치이다.

정부 입장에서 보면 촛불시위, 용산 철거민 농성 등 모든 것이 다 썩은 홍어처럼 느껴 질 것 같다. 그러나 이를 잘 활용하면 역으로 홍어삼합을 만들 수 있다. 다시 말해 이를 잘 이용하여 대화와 통합의 시대를 열어라.

이제 ad는 anno domini가 아니라 after digital이란 뜻으로 사용한다. ad 시대 리더십은 썩어버린 홍어를 홍어삼합으로 만들어 내는 것이다. ad 시대를 선도하는 정부가 되길 간절히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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