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충청일보 김홍민기자]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의 대선 후보 경선 방식을 놓고 비박계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위한 의도로 해석하면서 당 내 비주류를 중심으로 '중도 지대론'의 확산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28일 정치권에 따르면 새누리당 비박(비박근혜)계에서는 이 대표가 당 내 대선 경선에 '슈스케'(슈퍼스타 K) 방식을 도입하겠다는 숨은 의도에 대해 의구심을 품고 있다.

결국은 반 사무총장을 위한 '판 깔기'에 불과하다는 시각이다.

당 내 비박계 인사는 "당 대표가 경솔하게 경선룰에 대해 언급하면 결국 당이 쪼개질 수밖에 없다"면서 "지금처럼 당이 청와대에 종속되고 노골적으로 반 총장을 민다면 비박계가 나갈 빌미를 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 역시 지난 26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특정주자를 세우기 위한 방식으로 고려되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고 언급했다.

이런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범여권의 분화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은 분위기다.

경기도에 연정과 협치라는 새로운 정치적 시도를 모색 중인 남경필 지사는 최근 진보 진영에 몸담았던 한완상 전 통일부총리를 영입했고, 지난 5월에는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의 정치적 멘토인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과도 손을 잡았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지난 24일 더불어민주당 손학규 전 상임고문과 단독으로 만난 뒤 "경제, 노사관계, 청년 등 여러 의견 나누는데 시간이 부족했다"며 정치·경제·사회 분유에 상당한 교감을 이뤘음을 시사했다.

친정인 새누리당에 복당하지 않고 '새한국의 비전'을 출범시킨 정의화 전 국회의장은 현재 이탈리아를 포함한 유럽을 방문 중으로 다음달 초 귀국할 예정이며, 새로운 정당 운영과 정치개혁 구상에 몰두 중이다.

현재로서는 이들이 연대하거나 전략적 제휴를 하겠다는 구체적인 움직임은 포착되지 않는다.

그러나 '늘푸른한국당' 창당을 추진 중인 과거 친이(친이명박)계의 좌장 이재오 전 의원은 최근 한 라디오에 출연, "보수의 주류가 무능하고 부패했으니까 대안세력을 만들겠다"면서 "중도개혁, 합리적 진보, 중도진보도 포함하는 폭넓은 나라의 개혁세력을 하나로 묶어서 나라의 틀을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대선 국면이 본격 전개되면 합종연횡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한편 이런 상황에서는 오히려 중도지대에서 반 총장에 대한 영입 시도를 함으로써 '창조적 파괴'가 이뤄질 것이라는 시나리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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