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대표·3역·최고위원
모두 대구 등 비충청권
원인으로 "친문계 부족"

[서울=충청일보 김홍민기자] 친문(친문재인)계 추미애 의원이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취임한 후 충청권이 '변방' 지역으로 전락하는 분위기다.

추 신임 대표는 29일 사무총장에 전북 출신 안규백 의원(서울 동대문갑·3선)을, 정책위의장에 경기 출신 윤호중 의원(경기 구리·3선)을 각각 임명했다.

이로써 강원이 고향인 우상호 원내대표를 포함, 당 3역(원내대표, 사무총장, 정책위의장)과 전날 확정된 최고위원 8명 중 충청 출신은 전무한 상태다.

추 대표는 대구 출신이다.

20대 총선에서 충청권 27석 중 절반에 가까운 12석을 확보한 데 비하면 초라한 상황이다.

변재일 전 정책위의장(청주 청원)이 물러나면서 당 지도부엔 충청 출신이 1명도 없을 정도로 당 내에서 위상이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

이런 원인으로는 충청권 국회의원 중 친문계가 별로 없기 때문이란 시각도 있다.

충청권 현역 중에는 도종환 의원(청주 흥덕) 정도가 친문계로 분류된다.

아울러 충청의 침체엔 20대 국회 들어 5선 박병석 의원(대전 서갑)과 이상민 의원(대전 유성을)의 각각 국회의장과 원내대표 도전 실패도 배경으로 꼽힌다.

당 지도부는 아니지만 4선 양승조 의원(천안 병)이 보건복지위원장을, 재선 박완주 의원(천안 을)이 원내수석부대표를 맡고 있는 정도다.

새 지도부는 자칫 '친문 일색' 지도부에 대한 외부의 비판이 번지지 않도록 경계하는 모습이다.

전해철 최고위원(전남 목포)은 이날 MBC 인터뷰에서 "전대 표심을 결과론적으로 판단하고 한 쪽으로 경도됐다고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반박했다.

양향자 최고위원(전남 화순)도 "이번 결과는 더민주 구성원들의 판단으로 존중을 받아야 하는데 특정인을 지지하는 지도부로만 해석된 것은 억울하다"면서 "단순히 친문·비문으로 선거 결과를 해석하는 것은 편리할지 몰라도 현실을 담지 못 한다"고 강조했다.

더민주 충북지역 관계자는 "주요 당직과 국회직에 충청 출신이 제외됐다고 해서 일희일비할 일은 아니다"라며 "충청권에 4선 이상 중진 의원이 많은 만큼 후반기 국회에서 변재일·오제세 의원의 국회 부의장직 도전을 추진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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