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수량 적어 53%까지 급감
농암·서대·누교 등 9곳 심각
농어촌공사, 비상근무 돌입

▲ 계속된 가뭄으로 충북 영동군 추풍령면 죽전리 추풍령저수지가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옥천=충청일보 이능희기자] 지난해 사상 유례 없는 가뭄으로 인해 물 부족 사태에 직면했던 충북 옥천·영동지역이 올해 또 다시 '가뭄 악몽'이 재현될 조짐이다.

극심한 가뭄과 폭염으로 저수지의 저수량이 크게 떨어졌다. 옥천·영동지역의 저수율이 평년의 64.9% 수준으로, 현 상황이 지속될 경우 내년도 농업용수 제한 공급 등 가뭄피해 발생이 우려되고 있다.
 
한국농어촌공사 옥천영동지사에 따르면 이 지역 8월 강수량은 52.9㎜로 평년 244.5㎜ 대비 21%에 불과해 45개 저수지 평균 저수율이 53.5%까지 낮아졌다.
 
평년(82.4%)과 비교하면 '주의' 단계다. 저수율이 평년 대비 60∼70% 수준이면 '주의', 50∼60%는 '경계', 50% 미만이면 '심각' 단계로 분류한다.
 
현재 농암·서대·삼방·한곡·누교·장연 등 저수지 9곳의 저수율이 저수율 50% 미만일 때 발령되는 '심각'단계까지 떨어질 정도로 물 사정이 나빠지고 있다.

특히 누교·장연저수지 등 2개 저수지는 저수율이 30% 미만으로 급감했다.
 
저수율 60% 미만 저수지도 33개소나(73%) 있다.
 
옥천영동지사는 올해 본답 급수가 완료되는 이달까지 농업용수 공급에는 지장이 없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으나 수리시설이 구축되지 않은 농경지 등에 가뭄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달까지 늦더위가 기승을 부릴 것이라는 기상청의 예보가 있어 저수율 감소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옥천영동지사는 지난달부터 가뭄대책 상황실을 운영하는 등 평일과 공휴일을 막론하고 비상근무를 시행하고 있다.
 
내년 영농기에 용수 부족이 발생할 수 있는 장연·농암·광평·누교 저수지 등 50% 미만 저수지에 대해 가뭄대책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강수, 저수상황, 가뭄발생 상황 등에 대한 모니터링을 통해 물이 부족한 지역에 대해서는 용수공급대책을 추진하는 등 농작물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런 가뭄대책에도 농민들의 걱정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청산면에서 벼농사를 짓고 있는 이모씨(65)는 "올해는 영농 급수를 통해 근근이 해결하고 있지만, 내년 농사가 정말 걱정"이라며 "농업용저수지에 대한 상시 양수저류시설 확충 등 근본대책에 대한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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