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용주 선문대 교수

[안용주 선문대 교수] 대선을 앞두고 잠룡으로 항간의 주목을 받고 있는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용트림을 하고 있다. 세간이 그의 입에 주목하고 있다. 그가 주목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헤아릴 수 없는 말과 글이 날줄과 씨줄로 촘촘한 그물코처럼 얽혀져 빚어내는 세상에서 가슴 한 구석에 피어나는 아지랑이와 봄 안개처럼 전율을 느끼게 하는 몇 마디 말에 가슴 뛰는 경우가 있다. '부처를 만나면 부처를 죽여라(逢佛殺佛)', '크게 버리는 사람만이 크게 얻을 수 있다'는 말들은 금과옥조 같은 인생의 불멸의 진리로 사람들의 가슴 속에 깊이 각인되어지는 말들이다.

 이 강산은,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별들이 자신의 삶과 가족, 생명까지 희생하며 자신이 태어난 조국강산을 등지고 만주로 상하이로 둥지를 옮기며 조국을 되찾기 위해 신명을 바친 것을 기억해야 한다. 백범 김구, 도산 안창호, 동양평화의 수호자 안중근, 매헌 윤봉길, 이봉창 등 수많은 별들이 으스러져가며 오늘의 대한민국이 세워졌다. 이를 기억하기 위해 '우리 대한민국은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입시정부의 법통과 불의에 항거한 4.19민주이념을 계승'한다는 말을 헌법 전문에 적시(摘示)하고 있음이다.

 정부수립 이후 많은 국가 지도자들이 국가와 국민, 민주주의를 위해 헌신하겠다고 약속했고 국민은 그들에게 권능을 부여했지만 우리 기억 속 가슴깊이 새겨지는 날줄이 남아있는 지도자는 흔하지 않다. "나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 원하지 가장 강한 나라가 되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라고 외치신 김구를 기억한다. "행동하는 양심이 됩시다.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악의 편이다"고 외치신 고 김대중 대통령. "사람 사는 세상"을 꿈꾸다 "여러분은 저를 버리셔야 합니다"는 말로 회한을 대신한 고 노무현 대통령. 이들의 씨줄이 거름이 되어 대한민국을 지탱하는 힘이 되고 있다.

 대한민국이 4.19와 5.18을 기점으로 한다면 한국인의 삶은 2014년 4월 16일을 기점으로, 세월호 이전과 세월호 이후로 삶의 가치기준이 바뀌었다. "식민지, 독재, 산업화 과정에서 생겨난 불신, 미움, 분노를 걷어내고 김대중, 노무현의 가치를 뛰어 넘고, 그 역사를 이어받고 그 역사를 한 걸음 전진시켜 '국민통합'이라는 그들이 못다 이룬 역사를 완성시키겠다"고, "책임 있는 국민의 참여를 통해 더 좋은 대한민국을 만들자"고 동참을 외치는 안희정. 그에게서 오늘보다 더 나은, 지금보다 더 사람다운, 조금 더 행복한 내일의 대한민국을 수많은 별들과 그들의 후손들은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