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고지신'은 응용력 계발의 원천 이론으로 통용되는 용어이다. 그러나 그 네 글자 다음의 내용과 그에 영향을 준 '온고적(溫故的)' 내용을 아는 사람은 흔치 않을 것이다.

논어,위정(爲政)의 '온고이지신, 가이위사의(溫故而知新, 可以爲師矣)'이다. '옛 것을 익혀서 새 것을 알 수 있으면 스승이 될 수 있다.'라 번역한다.

위와 유사한 내용과 문장서술법은주역(周易),계사 하(繫辭 下)의 '부역창왕이찰래(夫易彰往而察來)'이다. '무릇 역은 지나간 것을 밝히어 미래를 살피는 것이다.'라는 뜻이다.

결국 논어의 '온고이지신'은 주역'창왕이찰래'의 '온고이지신'적 표현이다.

'온고'의 수준이 '지신'의 수준을 좌우한다. 그 일례를 문학 작품을 통해 알아본다.

'도잠(陶潛)'의 '도화원기(桃花源記)'에는 한 어부가 복숭아꽃이 떠내려 오는 곳을 찾아 갔더니 동굴 안에 별천지가 있더라는 신이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내용은 당나라 시인 이백이 '답산중인(答山中人)'에 '온고지신'했다. '문여하사서벽산(問余何事棲碧山), 소이부답심자한(笑而不答心自閑). 도화유수묘연거(桃花流水杳然去), 별유천지비인간(別有天地非人間).'이다.

즉 '나에게 무슨 일로 푸른 산에 사느냐 물으니, 웃으며 대답은 하지 않으나 마음은 절로 한가하네. 복사꽃이 물에 흘러 아득히 떠나려가니, 별 천지가 있어 인간세상이 아닐세'라는 뜻이다.

위시 제 4구는 송나라 때 주자가 무이도가(武夷櫂歌) 제 9곡에 응용했다. '구곡이라 다하려니 눈앞이 훤해지고, 상마(桑麻)와 우로(雨露)에 평천(平川)이 보이누나. 어랑은 도원(桃源)길 다시 찾지만, 여기가 인간의 별천지인 것을.'

우리나라 현대시인 김상용의 '남으로 창을 내겠소라는 시의 '왜사냐건 웃지요' 는 이백의 싯구를 변용한 것이다.

위에서 보듯이 명작을 온고지신한 작품은 모두 명작이 되었다. 문학창작의 수련방법으로 명작을 감상숙지할 것을 권유한다.

명작이 된 이유를 터득하게 하여 명작을 창작하게 하기 위해서이다. 즉 문학작품이 담아야할 내용과 문장수사표현법에 대한 식견을 향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명시 100수를 외우면명시인이 된다. 명문장 100문장을 외우면 명문장가가 된다. 명심할 것은 명작이 담아야할 내용과 그 문장수사표현법을 알고 외우면 명작을 창작할 수 있는 기간이 단축된다는 점이다.

앞에서 살펴보았듯이 '온고지신'은 이상적인 '스승상'이자학자의 기본자세다. 스승으로서 자신이 '온고지신'을 실천하지 못하면, 제자들에게 '온고지신'하는 자세와 방법이라도 가르쳐야한다. 그러면 최소한 스승의 도리는 하는 것이다. 2000여년 전에 이미 스승과 학자의 도리와 역할을 갈파한 명언이다.

과연 이 시대 스승들은 온고지신법칙을 얼마나 온고지신하는가?

스승의 수준이 제자의 수준과 한국의 미래를 좌우한다.

미국 대통령 오바마는 '새로운 미국 새로운 세계'를 핵심 지표로 수립했다.

오바마는 전반적으로 링컨을 '온고'하고 있다. 따라서 그는 적어도 링컨 수준의 대통령은 될 것이다.

온고지신법칙을 온고지신하면 이 시대에도 앞서가는 발명특허급 논문을 쓸 수 있는 일류학자와 일류 스승이 될 수 있다.

유학의 경전은 학문과 인생의 원리를 자각 터득하는 시간을 단축시켜주는 보배로운 책이다.

▲ 이상주 극동대 외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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