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우산 어린이재단 2016 환아지원 캠페인 하루(淚), 나는 아픈 아이의 친구입니다

 [충청일보 오은영 객원기자]하루 종일 집에 있거나 병원에 가는 것이 전부인 민성이에게 나는 단 한 명인 친구이다. 민성이는 친구들을 사귀고 싶어 병원에서 또래 아이들을 보게 되면 먼저 다가가 말을 걸고 사탕도 쥐여준다. 잠시 동안 친구가 생겼나 싶지만 한 달여 이상 병원에 머무는 민성이와 달리 아이들은 길어야 일주일 짧으면 이삼일 정도 머물다 퇴원을 하게 되고 다시 만나는 일은 거의 없다.

▲ 병원에서의 민성이

 이런 민성이가 외로워 보여 유일한 친구인 나는 최대한 재미있게 해주고자 노력한다. 민성이가 하고 싶은 것을 같이 해주고 조금이라도 더 함께 시간을 보내려고 한다. 그러나 아쉽게도 산소통으로 호흡을 하고 배에 꽂힌 호스를 통해 분유로 식사를 대신해야 하는 민성이와 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다.

▲ 호스로 식사와 호흡을 하기 위해 뚫려있는 민성이의 배

 면역력이 많이 떨어지기 때문에 바깥 외출도 쉽지 않은데 컨디션이 좋았던 지난달엔 의사선생님의 허락을 받고 함께 영화를 볼 수 있었다. 한 달여간 입원을 마치고 병원 밖을 처음 나온 날이었다. 애니메이션 영화를 보았는데 한 달이 지난 지금까지도 매일 함박웃음을 지으며 영화 얘기를 재미있게 한다. 영화 보는 내내 마스크도 못 벗은 채 계속 헛구역질을 하며 힘들어했으면서 뭐가 그리 즐거웠다는 것인지 모르겠다.

 민성이는 주위 사람들에게 미안함을 느낀다는 말을 많이 한다. 주위 사람들이라고 해봐야 엄마, 병원의 의사선생님, 간호사 누나들이 전부이지만 이 분들 모두에게 매일 미안한 마음이 크다고 한다. 자신의 치료를 위해 모두들 갖은 고생을 해주시는데 나아지질 않으니 미안하다고 한다. 조금이라도 나아져서 건강한 모습으로 보답하고 싶은데 계속 제자리걸음이거나 오히려 더 나빠지기도 하니 실망만 시켜드리는거 같아서 속상하다고 한다.

 특히 한 달을 넘게 서울에 있는 병원에 입원했다가 간신히 좋아져서 퇴원하고 청주에 내려왔는데 짐도 못 푼 채로 다시 서울로 올라가야 할 때면 엄마, 의사선생님, 간호사 누나들의 얼굴을 볼 면목이 없다고 한다.

▲ 수년째 먹고 있는 약

 그리고 얼마 전 엄마가 어린이재단 사회복지사 선생님과 통화하는 얘길 엿듣게 되며 미안한 일이 한 갸지 더 생겼다고 한다. 엄마가 민성이의 산소통과 분유 값을 도움받을 수 있는지 울먹이며 묻는 걸들었다고 한다. 민성이에게 산소통과 분유는 하루도 없어서는 안되는 것들이다. 사도되고 안 사도 그만인 것이 아닌 없으면 당장 목숨이 위태로워지는 것이다. 왜 이런 병에 걸려서 엄마를 힘들게 하는 건지 마음이 많이 아팠다고 한다.

 그런데 나 역시도 엄마를 힘들게 하고 있다. 세상에 단 하나뿐인 친구인 나는 민성이의 누나이다. 나에게도 친구는 민성이뿐이다. 우리 남매는 같은 병을 앓고 있다. 이름도 어려운 희귀난치병인 미토콘드리아 근육병이다. 나는 민성이보다 늦게 이 병이 있음을 알게 되었고, 민성이만큼 많은 합병증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

 민성이와 같이 나 역시도 집과 병원만을 오가며 매일을 보낸다. 언제쯤이면 이 마라톤 같은 싸움이 끝이 나는 건지 모르겠다. 오늘도 집에서 하루가 저물어 간다.

▲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캠페인‘하루, 나는 아픈 아이입니다.’

 민성이 및 민성이의 누나 같은 희귀난치성 아이들을 위해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에서는 ‘하루(淚)’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캠페인은 ‘나는 아픈 아이의 엄마입니다.’, ‘나는 아픈 아이입니다.’, ‘나는 아픈 아이의 친구입니다.’로 세 차례에 걸쳐 충청일보 특집기사와 함께 진행된다.

 ‘하루(淚)’ 캠페인의 참여 방법은 어린이재단 고정가상 계좌 신한은행 6379 0149 753435 (예금주: 어린이재단) 으로 후원을 하는 것이다. 이 계좌는 일반 식사 대신 병원에서 처방한 특수 분유를 뱃줄로 섭취하는 민성이의 1년 동안의 식사비와 산소통 지원으로 전액 쓰일 예정이다.

 민성이는 ‘앤커버’와 ‘뉴케어고단백질’ 이라는 특수 분유로 식사를 대신하는데, 구입에 매월 30만원이 소요되며, 산소통 값 역시 매월 30만원이 든다. 이에 따라 모금 목표액은 720만원이다.

▲ 아픔 속에서도 희망을 놓치 않는 민성이

 도민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로 아픈 아이의 눈물을 닦아줄 수 있길 희망한다. 관련 문의는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충북지역본부 043-258-4493으로 하면 된다.

 민성이 후원계좌 신한은행 6379 0149 753435 (예금주: 어린이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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