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혜련 사회복지사

[정혜련 사회복지사] 진한 커피로 피로를 달래며, 업무이외에 다른 생각은 할 수 없었던 사람도 가을이 오면 알 수 없는 스산함에 마음이 떨린다. 과거의 사랑이나 청춘의 추억, 현재의 삶에 대한 거리감이 느껴질 때가 있다. 이럴 때 우리는 '낭만'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며 거울 속에 '나'를 바라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유럽에서 '낭만주의(romanticism)'는 18세기를 지배했던 계몽주의(enlightenment)가 절대왕정의 몰락과 함께 '혁명'을 겪으며 인간의 취약한 면을 발견한 우리에게 다가왔다. 인류의 역사에서  철학, 문학, 미술 전 분야에 영향을 주며 패러다임의 변화를 가져온 것이다. 우리에게 인간이 가지고 있던 '감정'이란 또 다른 부분은 무시하기엔 너무나 크고, 그것이 주는 기쁨은 삶의 일부인 것이다.

 하지만 혹자는 "목구멍이 포도청인데", "사는 게 다 그렇지"라는 자조 섞인 말로, 책임과 의무만으로 채워진 우리의 삶에 어떤 도전조차 없이 낙담시킨다. 그들에게 나는 돌덩이 하나를 던져본다. 아이의 학업성적을 묻는 어머니의 모습 대신 멋진 재즈를 들으며 홍차에 레몬 하나 띄어 마시는 모습은 어떨까? 술 마시고 늦게 들어와 대화 없는 아버지 대신 멋진 그림을 사들고 와 아이 방에 거는 모습은 어떤지? 자신이 좋아한다는 이유로 취향무시하고 단골 칼국수집으로 데려가는 국장님, 부장님보다는 비록 믹스 커피일망정 직접 직원들을 타주며 그들에 관심을 갖는 모습은 어떠하냐고 말이다.

 선택은 본인들의 몫이니 어쩔 수 없다. 잊지 마라! 젊은이들이여 당신이 보는 그 멋없는 여자와 남자인 직장 상사나 우리의 부모들은 과거엔 당신들처럼 낭만적이고 풋풋했다는 것을. 그저 조심하며, 오늘 이 하루 낭만을 지켜내길 빈다.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