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병윤 세계도덕재무장 충북본부장

[민병윤 세계도덕재무장 충북본부장] 지루하고 끈적거리던 무더위에 찌들었던 많은 사람들이 조석으로 불어오는 시원한 가을바람에 이끌리어 도심 속 공원이나 놀이터 등을 찾아 마음의 여유를 가져 본다. 공원은 많은 시민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휴식 공간이기에 음주나 흡연, 고성방가, 반려동물 등의 진입을 금지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밤이면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이 삼삼오오 무리를 지어 음주, 흡연을 하며 술병과 쓰레기 등을 마구 버리고, 아침이면 산책 나온 어르신들이 밤에 버리고 간 쓰레기 등을 모두 줍는다. 밤과 낮, 버리고 간 사람과 줍는 사람, 너무도 대조적이지 않는가? 모진 더위에 시달리면서도 불평, 불만 없이 우직하게 서 있는 소나무들은 두 부류의 사람들을 말없이 내려다보며 어떤 생각에 잠길 것인가?

 더욱이 교통사고를 내고 뺑소니를 하여 목격자를 애타게 찾는 길거리 현수막과 비양심적인 상행위, 한 치의 땅과 한 푼이라도 더 챙기기 위해 다투는 일가친척과 형제자매들의 분쟁과 갈등, 악덕채무자 등 각종 비도덕적인 행위를 보면서 그들은 왜 무엇을 위해 그토록 양심을 버리면서까지 정직하지 못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일까? 또한 청소년들은 이런 현실을 바라보면서 과연 어떤 생각을 하며 무엇을 배울 것인가라는 씁쓸한 생각에 잠겨본다.

 물론 이런 일들은 우리사회 일부에 국한된 것들이기는 하겠지만 이런 일들이 사회와 청소년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너무도 큰 것이기에 가을의 문턱에 들어서면서 우리 모두가 지금까지 살아온 날들을 반추하고 마음을 추스르면서 삶의 이정표를 다시 한 번 설계하여 보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긴 삶의 여정을 정직하고 양심적으로 살아간다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그러나 적어도 정직하게 살아가려고 노력한다면 그것은 가장 아름답고 행복한 모습이 아니겠는가? 물질문화가 아무리 정신문화를 지배하고 있다 해도 우리 모두는 항상 정청을 통하여 양심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정직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양심을 저버리고 이기주의와 물욕에 도취되어 자신의 안위만을 추구하며 살아간다면 과연 먼 훗날 우리 사회는 어떻게 될 것이며 그 책임 또한 누가 질 것인가.

 인간은 뒷모습이 아름다워야 한다. 감언이설로 남을 속이고 눈앞의 이익을 챙겼다 해도 정직과 양심을 저버린 삶의 말로는 항상 비참하지 않은가? 정직은 언행이 일치되어야 하는 것이며 말과 행동이 다르다면 이는 정직한 것이라고 할 수 없을 것이다. 거짓말을 하거나 남을 속이는 것은 양심을 저버리는 것이며 자기의 인격수준을 떨어뜨리는 것임을 알아야 한다.

 부귀나 영화를 누리고 살던 사람이나 가난과 싸우면서 힘들게 살던 사람도 찰나의 세월 속에서 인연의 끈을 놓으면 빈손으로 떠나는 것인데, 잠시 머물다 가는 순간들을 위해 물욕과 불신과 갈등, 그리고 질시와 반목이 늪 속에 빠져 양심을 저버리고 그늘진 모습으로 살아간다면 먼 훗날 정직한 삶을 살았노라고 미소 지으며 선조들의 곁으로 다가갈 수 있을 것인가? 양심적이고 정직한 삶에는 시련과 역경이 따르는 법, 그러나 먼 훗날 후손들에게 자신의 정직한 삶이 가장 소중한 자산으로 남게 되는 것이며 행복의 열매가 맺게 되는 것임을 알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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