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공실률 전국 최고수준
최악 수익률에도 공급 계속
시장 포화 '시한폭탄' 지적

[충청일보 송근섭기자] 최근 2~3년간 청주를 비롯한 충북지역에 오피스텔이 우후죽순 들어서면서 심각한 공급 과잉 상태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미 전국 최고 수준의 공실률과 낮은 수익률을 보이고 있음에도 물량은 계속 쏟아질 예정이어서 부실 우려도 커지고 있다.

22일 청주시에 따르면 2009년 이후 청주지역에서 건축 허가를 받은 오피스텔만 28곳 5008실 규모에 달한다. 현재까지 사용 승인을 받은 곳은 20곳(3043실)이고, 8곳(1965실)은 공사가 진행 중이거나 잠정 중단된 상태다.

특히 이 중 2014년 이후 허가를 받은 곳만 13곳 1962실로 전체 물량의 절반 가까이 차지하고 있다. 이른바 안정적인 수요와 고수익을 보장한다며 '오피스텔 붐'이 일었던 것인데, 이 같은 환상은 2년 만에 깨지고 말았다. 수요에 비해 지나치게 많은 공급으로 단기간에 공실률은 높아지고 수익률은 뚝 떨어졌기 때문이다.

지역 부동산업계에서는 청주지역 공실률이 평균 약 15~20%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지난해 '인구 총조사'에서도 충북지역 오피스텔 거주 인구는 3452명(2236가구)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됐다. 오피스텔 물량과 거주 인구 조사 수치 등을 비교해 봐도 심각한 공급 과잉 상태임을 엿볼 수 있다. 더구나 최근에는 오피스텔과 유사하지만 관리비 부담 등이 덜한 도시형생활주택 물량도 늘어나면서 '출혈경쟁'을 부추기고 있다.

이런 이유로 부동산업계에서는 오피스텔 임대수익률이 3%대까지 떨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전국 평균 5.5% 수준에 비교해 봤을 때 충북의 투자환경은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실제로 충북 청주시 흥덕구의 한 신축 오피스텔 월세는 첫 입주 당시 평균 40만원대에서 최근 20만원대까지 뚝 떨어졌다. 보증금 역시 500만~1000만원대에서 300만원 이하로 낮추는 곳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처럼 수익률이 갈수록 떨어지고 시장이 포화 상태에 다다른 상황에서 오피스텔 공급량은 더 크게 늘어날 전망이어서 부실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당장 올해 하반기~내년 상반기에만 청주시 흥덕구 지역에 500여실 규모의 오피스텔 2곳이 들어설 예정이고, 충북 음성군·진천군에도 혁신도시 수요를 겨냥한 물량이 쏟아지고 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원래 오피스텔은 비싼 관리비 등으로 지방에서 크게 선호하는 부동산이 아닌데도 지금 충북에는 공급이 너무 많다"며 "공급 과잉 상태에서 물량은 계속 쏟아지니 수익률은 예상한 것의 반도 못 미치고, 투자의 가치가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