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창호 청주시 환경관리본부 하수정책과

[연창호 청주시 환경관리본부 하수정책과] 최근 들어 전국적으로 싱크홀(sink hole)이 발견되면서 국민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해외 사례를 보고 '싱크홀'이라는 용어에 막연한 불안을 느끼고 있다. 국내에서는 현재 싱크홀, 지반 침하, 지반 함몰, 도로 함몰 등 여러 가지 용어들이 혼용돼 사용되고 있다. 상하수도 노후 관거로 인한 지반침하의 사례를 싱크홀로 오인하는 경우가 많아 용어 정리가 필요한 시점이다.

 싱크홀(Sinkhole)은 땅속에 있는 암석이 침식되거나 동굴 등이 무너지면서 지반 위의 힘을 이기지 못하고 땅이 꺼지는 현상을 말한다. 지상에서 봤을 때 둥근 모양으로 거대한 원통 혹은 원뿔형 공간이 지하에 생기며 지름이 수십m, 깊이는 수백m에 이르기도 한다. 이러한 현상은 주로 지반이 석회암으로 이뤄진 지역에서 많이 발생하며, 균열대(지층이 어긋나 균열이 생긴 지역)를 채우고 있던 지하수가 빠져나가면서 빈 공간이 생기거나 지반의 무게를 견디지 못해 땅이 주저앉으면서 발생한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석회암 지형으로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함몰이 아닌 발생 원인과 규모, 형태가 다르므로 싱크홀보다는 지반 침하나 도로 함몰로 표현하는 것이 더 적합하다 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국토 대부분은 단단한 화강암이나 편마암으로 이뤄져 땅속에 공간이 잘 생기지 않기 때문에 싱크홀 발생 건수는 그리 많지가 않다.

 지반 침하 원인은 상하수도 관로의 누수뿐 아니라 지하철 및 대규모 건물 등의 지하공사, 집중호우 등 다양한 요인의 영향이 있기 때문에 경향성을 찾기 힘들다. 대부분 도심지역의 주요 간선도로에서 발생하고 있으므로 교통통제가 쉽지 않아 정확한 원인 파악은 물론 복구를 위한 지하 굴착 공사에도 많은 어려움을 격고 있다.

 지반(도로) 침하의 대부분은 하수도시설의 노후로 인해 발생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침하 발생 메커니즘은 지반의 공동화(空洞化), 이완(弛緩)에 따른 발생과 하수관로 이음부 불량에 따른 발생으로 분류된다. 지반의 공동화는 집중호우 시 침입수에 의한 공동 형성, 지하수위 상승에 의한 공동 형성, 하수유출 반복에 의한 공동 형성이 주된 원인이다. 하수관로 이음부 불량에 의한 지반 침하는 3단계를 거쳐 발생한다. 1단계에서 관로 접속부 불량에 따라 침입수가 발생하고 2단계에서 지하수 침입, 지지력 상실로 주변 토사가 유입된다. 3단계에서는 접속부가 이탈해 주변 토사가 유입되고 지반이 함몰한다.

 이러한 지반 침하는 매년 수차례 하수도시설에 의해 발생하고 있다. 최근의 잠실 일대 지반 침하 발생이 사회문제로 대두되면서 환경부는 상하수도 시설로 인해 발생하는 지반침하를 예방하기 위해 지자체별 하수관로 점검 및 개·보수 등 지반침하 대응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 시에서도 최근에 방서사거리 및 복대동 일원에 지반 침하가 발생한 사례가 있었다. 시에서는 시민들의 소중한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지난해부터 관내 20년 이상된 노후하수관로 및 주요 간선도로 하부관로 등에 대한 정밀조사를 시행하고 있으다. 또 내년부터는 지역별 관로실태 및 노후도를 고려해 노후관로 정비사업을 순차적으로 시행해 나감으로써 지속가능한 사회, 시민들이 신뢰할 수 있는 청주시 위상을 제고해 나갈 계획이다.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