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동욱 충북도립대 교수 분석

[옥천=충청일보 이능희기자] 보이스피싱 범죄자는 어떤 목소리를 가졌을까.

최근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보이스피싱 범죄자의 음성을 분석한 자료가 나와 눈길을 끈다.

충북도립대학 생체신호분석연구실의 조동욱(58·의료전자학과) 교수는 20대 전화금융사기범 3명과 또래 일반인 5명의 음성을 분석한 결과를 26일 발표했다.

조 교수의 분석 결과에 따르면 '보이스피싱' 전화금융사기범의 목소리는 일반인에 비해 낮고 부드러우며 말하는 속도는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조 교수는 유튜브에서 획득한 사기범들의 범행 실황을 일반인에게 똑같이 말하게 하고 음성 특징을 분석해보니, 음의 높이(㎐)·편차(㎐)는 비슷한 반면, 음성 에너지와 속도는 확실한 차이를 냈다고 설명했다.

목소리의 힘(Power)을 측정하는 '인텐시티'(음성 에너지)는 3명 모두 일반인보다 5.4∼9.0㏈ 낮고, 발화 속도(1분당 말하는 음절 수)는 1.8∼182개가 많았다고 밝혔다.

음성 에너지는 낮을수록 부드럽고 사무적인 느낌을 줬다.

조 교수는 "사기범들이 전문가 같은 느낌을 내기 위해 의도적으로 부드럽게 말하는 훈련을 한 것으로 보이지만, 거짓말하는 데 대한 부담감도 목소리에 힘이 실리지 않게 만든 원인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또 "빠르게 말하는 것 역시 관공서 근무자처럼 보이기 위한 의도에다가, 동일한 문장을 반복하면서 발음이 익숙해진 결과"라고 해석했다.

조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를 한국통신학회 논문지 10월호에 게재할 예정이다.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