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겸 전 대원대 총장·대통령평통자문위원

[김효겸 전 대원대 총장·대통령평통자문위원] 국회의원을 국해(害)의원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개인의 영달과 이익을 위해서 활동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국회의원이 되면 대단한 지위를 확보하게 된다. 특권은 너무도 광범위하다. 면책특권과 불체포특권 등 100-200여 가지에 이른다. 그러기에 누구나 당의 공천을 받아 국회의원에 당선되고 싶어 한다. 만약 국회의원이 진정한 국민의 심부름꾼이고 국민의 머슴이라면 그토록 하고 싶지는 않을 것이다.

 국민의 뜻에 따라 일하려면 일정부분 특권이 필요한 것을 인정한다. 다만 특권의 질(質)과 양(量)이 너무 과하다는 데 있다. 의회 민주주의 원조인 영국의 경우에는 국회의원이 헌신과 봉사적 개념으로 운영된다. 우리처럼 보좌관, 비서관, 운전기사, 여비서, 경호원 등을 많이 두지 않고 있다. 국회의사당의 경우도 우리처럼 공간이 넓고 웅장하지 않다. 의자도 크지 않다. 좁은 의자와 책상에다 오래된 집기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북유럽 스웨덴의 경우도 국회의원의 모습이 국민과 밀접히 소통하면서 국정에 임한다. 자전거를 타고 다니면서 주민들과 대화하고 검소한 생활과 낮은 몸가짐으로 임한다. 최소의 경비로 최대를 효과를 거두는 마음으로 국정을 진단한다.

 우리나라 국회의원 1인당 년간 세비는 1억4천7백만 원이다. 월평균 1천만 원이 넘는다. 보좌진 보수와 의원회관 사용료까지 합치면 3억 원이 넘는다. 의원 매월 기본급 600만 원, 입법 활동비 313만6천 원, 관리업무수당 58만 원, 정액급식비 13만 원, 연간명절 휴가비 775만 원, 정근수당 646만4천 원, 야식비59만 원 등이다. OECD 국가 중 의원평균 급여가 우리나라 보다 높은 나라는 미국과 일본이라고 한다. 영국, 독일, 프랑스보다도 우리 국회의원 급여가 높다.

 지난 20년간 인상률이 292%나 된다. 정쟁의 와중에도 자신들의 세비인상만큼은 의견일치를 보여온 결과였다. 어려운 경제상황에 맞게 세비부터 인하하여 국민의 고통에 동참하는 모습이 보여야 한다. 노인빈곤율과 자살률이 OECD 1위를 보이고 있다. 국회의원 세비수준이 OECD 상위권이라는 것은 국민과의 고통분담이나 일체감을 고려한다면 매우 잘못된 것이라고 본다.

아울러 운전기사를 포함해서 최대 9명까지 둘 수 있는 보좌진 수도 법안 발의 건에 비례하여 줄여야 한다. 스스로 운전하여 등원하거나 의원 2명당 1명의 보좌진을 두고 있는 스웨덴과 비교하면 지나친 특권을 누리고 있다고 본다. 스웨덴 국회의원들은 운전기사가 달린 전용차량이 없다. 국회의원은 민의를 받드는 직업일 뿐 국민 위에 서는 존재가 아니다. 보통국민들처럼 일하지 않으면 세비삭감 등 무노동 무임금을 반드시 적용해야 한다.

 의원 특권을 사양하고 세비 자진 삭감에 나선 미 의원들의 경우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국회의원만 걸을 수 있는 레드카펫이나 전용승강기, 호화스런 전용연수원, 공항 VIP룸과 귀빈주차장이용, 해외 재외공관영접, 민방위 및 예비군 훈련열외 혜택, 연금지급 등 지나치게 누려온 특권은 축소하거나 폐지해야 한다. 국회의원 스스로 내려놓아야 한다. 진정으로 국민과 국가를 위하고 국민의 눈높이에서의 국회의원이 존재하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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