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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가 맛있다유인순 한국커리어잡스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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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9.30  11:3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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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인순 한국커리어잡스 대표이사] 무 하나를 오천 원에 샀다. 설마 하고 몇 집을 다니며 물었으나 크기에 따라 사천 원이거나 오천 원이다. 배춧값은 물어보지도 않았다. 한 포기에 몇 만원 한다는 소리를 들은 터, 굳이 바쁜 상인에게 말 걸어볼 일 없기 때문이다. 배추 서너 포기 장바구니에 담은 아낙 배짱이 두둑해 보이기까지 한다. 반찬 집에서 배추김치 사는 사람이 조금 더 얹어 달라고 하자 "이 판에 김치 더 달라는 것은 예의가 아니라"는 말로 일축하니 더는 실랑이가 없다.

 머리가 있는 제수용 닭도 만 팔천 원, 재래시장에서 추석 장을 보다가 이것들 값이 왜 이렇게 천정부지로 뛰었는지 갸웃했다. 아이들도 오는데 여유 있게 갈비라도 재워야겠다는 계획이 결국 뼈 없는 닭발, 똥집으로 바뀌었다. 닭발이 콜라겐이 많다는 소리를 하려고 하는데 콜레스테롤이 많다고 엇 나온다. 추석 대목 시장 골목이 크게 북적인다.

 차례 지내고 한 상 떡 벌어지게 차려냈는데 김치가 젤 맛있다고 더 달라고 한다. 늘 먹던 묵은 김치 맛이 왜 지금서야 좋은지, 김치가 귀해지니 더 맛있게 느껴진다고 한다. 냉장고 들락날락하던 총각김치까지 다 치웠다. 몸값이 비싼 사람이 일을 잘하기는 하는 걸까? 유통과정의 왜곡으로 갑자기 비싸진 채소값처럼 일 년 전에 넘치는 수요로 직업상담사 구하기가 정말 어려웠던 시기가 있었다.

 취업성공패키지 전담상담사는 취업알선 상담 경력이 필수인 업무이다. 예산이 추가되어 회사마다 상담 물량은 늘어났지만, 상대적으로 경력 있는 상담사가 귀했다. 자연스럽게 요구하는 급여도 올라갔고, 우리처럼 작은 회사는 더 준다는 큰 회사로 이직하는 직원도 잡아두지 못해 이중고를 겪었다.

 중소기업에서는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인재를 발굴하는 길이 생존을 보장해주는 방법의 하나이다. 더구나 상담직은 인간존중에 대한 가치관이 업무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능력만큼이나 인성도 중요시되는 직업이다. 어렵사리, 정말 몹시 어렵게 그런 동료들을 선발할 수 있었다.

 이제 일 년 차가 돌아오는 직원들에게 이력서를 다시 받는다. 한국커리어잡스에 입사하고 나서 얼마나 성장했는지 키 재기를 하려는 것이다. 취업알선, 취업상담에 관련된 교육을 마음 놓고 다녀오게 했다. 연차를 사용해가며 자신의 성장을 위해 교육을 다니는 직원들의 모습에서 생기가 솟는다. 우리가 성장시키고 우리가 공급받아야 시장의 왜곡도 피해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더 성장하면 비싼 몸값을 주는 다른 회사로 이직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래도 교육에 대한 지원을 우선으로 여기는 이유는, 상담이 사람을 성장시키는 가치에 더 집중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직원들의 교육 입교 예정이 빼곡히 적혀있는 월중 행사표를 보며, 배춧값이 오르면 대신할 수 있는 반찬이 떠오른다. 겉절이보다 묵은지 맛이 더 깊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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