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창준 청주대 교수] 이미지와 포지셔닝이라는 말이 조합된 이 의미는 어떤 대상에 대한 총체적인 인상이 사람들의 생각 속에 각각 어떤 기준에 따라 일정한 지각상의 공간에 각각 다른 위치에 기억되도록 하는 의도적인 활동을 일컫는다. 통상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의 전략적 접근으로 산업발전 초기의 경쟁이 심하지 않았던 시기에 통용된 상품정보전달 우선 시대를 지나 미국의 경우, 1970년대 이후 본격적인 경쟁의 시대로 접어들면서 탄생한 용어이다.

 국내의 경우도 상품이 가진 소위 상품의 이미지를 차별화하여 소비자들에게 알리는 소통활동을 하고 있었는데, 미국의 Jack Trout와 Al Lies라는 전략가가 주창한 포지셔닝 이론이 비로소 국내에도 소개된다. 당시 국내 유수의 조미료 시장이나 맥주시장에서 천년만년 공고할 것만 같았던 1등 상품의 위치가 2등 또는 3등 제품들에게 자리를 내어주게 된 결정적 요인이 이 포지셔닝 이론에 바탕을 둔 상대 상품의 전략적 대응이었던 것이다.

 거의 굳혀진 것만 같았던 사람들의 마음속을 이렇게도 바꿀 수가 있었나 하는 놀라움을 많은 소비자뿐만 아니라 전문가들조차도 잠시 어리둥절해 있었다. 특히 동종 상품들에 대해 특정 기준을 설정하고 우리는 이러이러한 측면에서 이렇게 차별되고 다르다는 또 다른 차원의 이미지 정보를 제시하여 소비자들의 머릿속에 경쟁우위의 장점을 아주 쉽게 기억되도록 위치를 잡아주고 관리하는 기법인 것이다.

 상품의 경우 매우 강력한 기능이나 특장점을 보유한 경우라면 언급할 필요도 없이 바로 직접적으로 알려주는 것이 정공법이겠다. 그러나 현재의 많은 경우 서로 비슷비슷한 상품들이 혼재해 있으므로 이러한 이미지 포지셔닝은 거의 일상적인 된지 오래다.
이제 사회 조직에 속해있는 우리들의 활동에서도 때로는 스스로 어떻게 이미지 포지셔닝을 해야 할 것인가 하는 문제도 똑같이 중요한 문제로 남게 된다.

 정치인의 경우 지지하는 유권자들의 마음속에 어떻게 자신의 장점을 차별되게 기억하도록 하는가 하는 것도 정치생명을 이어나가는데 매우 중요한 요건으로 평소 관리기법의 하나로 통용되고 있다. 그래서 정치인 중에서도 의정활동을 하는 국회의원들은 그들의 활동경력 특히 언론에 공표되는 국회에서의 발언 내용이 유권자 대중에게는 이미지 포지셔닝에 매우 중요한 요인이 되고 있다.

 최근 한 여성의원이 국정감사 현장에서 문제의 본질에 대해 사실관계를 분명히 구분하지 않고 상대관료에게 성급히 사퇴요구의 목소리를 높이는 영상은 다수의 사람들에게 조롱거리로 오르내리며 웅성대도록 만들었다. 해당의원은 뒤늦은 수습발언을 했지만 이미 부정적 이미지가 자리를 잡게 되어 당분간 잊혀 지기에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잘된 것이든 못된 것이든 한번 형성된 이미지는 강도에 따라 바꿔주기가 매우 어렵고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매우 조심할 일이다. 이런 경우 대부분의 전략가들은 부정적인 단서들이 대중들의 기억 속에 희미하게 사라질 때까지 조용히 기다리기를 추천한다. 잘못 대처하면 변명으로 들려 오히려 긁어 부스럼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