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통보' 동거녀 살해 암매장 4년 만에 들통
청주상당署 변재관 경위, 작년 첩보 입수
부서이동 후에는 쉬는 날까지 수사 매진

[충청일보 신정훈기자] 결별을 요구했다는 이유로 수년 간 동거한 남성에게 폭행당해 숨진 여성이 한 형사의 집요한 수사로 4년 만에 한을 풀게 됐다.

지난 2015년 1월 청주상당경찰서 수사과 소속이었던 변재관 경위(45)는 '4년 전 30대 여성이 동거남에게 살해돼 암매장됐다'는 첩보를 입수했다.

아무런 증거 및 증인도 없던 상황에서 변 경위는 혹시라도 억울한 죽임을 당한 피해자가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에 무작정 정보 수집에 나섰다.

정보 수집단계였던 그즈음 변 경위는 정기 인사로 여성청소년수사팀으로 부서이동을 하게 됐다. 

하지만 변 경위는 손을 놓을 수 없었다.

20여년을 형사로 근무한 변 경위는 누군지 모를 피해자가 분명 있을 것 같다는 '촉'이 발동했다.

그는 쉬는 날에도 정보 수집과 증거 자료들을 모아갔다.

경찰의 본분이라 생각하며 하루도 쉴 틈 없이 수사에 매진한 변 경위는 결정적인 증거를 확보했다.

피해자로 추정되는 여성의 아버지 DNA 확보는 물론 피의자로 추정되는 인물들의 조사까지, 그는 더욱 촘촘히 수사를 진행했다.

그렇게 2년. 범죄 혐의가 확실하다고 판단한 경찰은 지난달 변 경위의 수사 자료를 토대로 강력3팀의 주도하에 수사에 박차를 가했다.

드디어 18일 오전 그의 집요함과 경찰의 치밀한 수사 끝에 차가운 땅속에서 억울한 죽음을 맞은 한맺힌 Q씨(당시 36세·여)의 백골 사체가 4년 만에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경찰은 이날 Q씨를 살해한 A씨(38)와 그와 함께 시신을 암매장한 친동생(36)을 사체유기 등의 혐의로 긴급체포했다.

경찰 관계자는 "쉬는 날도없이 오직 억울한 피해자를 위해 앞만 보고 달려온 변 경위와 강력 3팀의 끈질긴 노력으로 Q씨가 한을 풀게 됐다"며 "경찰은 명명백백 사실 관계를 밝혀 피의자들이 반드시 죗값을 치르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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