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동 출신 故 김창호 경감
'오패산터널 총격전' 순직
어릴 때부터 의협심 남달라
내일까지 서울경찰청葬 엄수

▲ 폭행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했다가 사제총격범이 쏜 총에 맞아 숨진 고(故) 김창호 경감(54)의 빈소가 마련된 20일 오후 서울 송파구 경찰병원 장례식장에서 이철성 경찰청장이 고인을 위한 경례를 하고 있다.

[충청일보 신정훈기자] "단단한 것이 의협심 강한 꼬마였습니다."

71주년 경찰의 날을 하루 앞둔 지난 19일 오후 6시30분쯤 서울 강북구 오패산터널 인근에서 강북경찰서 번동파출소 소속 김창호 경위(54)가 사제 총기범 성병대(46)가 쏜 총에 맞아 목숨을 잃었다.

김 경위는 전자발찌를 끊고 시민을 둔기로 폭행한 뒤 도주하던 성씨를 추적하던 중이었다. 20일 경위에서 1계급 특진 추서된 고(故) 김 경감은 충북 영동군 용산면에서 태어났다.

영동 용산초와 용문중, 영동고를 졸업한 뒤 서울로 상경한 그는 1989년 8월 청와대 경호실 지원부대인 서울경찰청 101경비단에 순경으로 임용돼 경찰생활을 시작했다.

바쁜 경찰생활 속에서도 틈틈이 고향에 내려와 부모님의 농사를 도울 만큼 효자였다고 고향 주민들은 그를 기억했다.  수년 전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고 어머니가 홀로 남겨지면서 그의 걱정은 온통 어머니 뿐이었다고 가족들은 전했다. 고향에는 현재 홀어머니와 누나 부부가 살고 있다. 

김 경감의 매형 나언엽씨(73)는 충청일보와의 통화에서 "어머님이 쓰러질까 걱정돼 말도 못 꺼냈어요. 처남이 가고 이튿날이나 돼서야 겨우 말씀드렸어요"라며 "올라올 때는 그래도 괜찮았는데 처남 사진을 보자마자 혼절을 하셔서…"라며 끝내 말을 잇지 못했다.

나씨는 "(김 경감은)7남매 중 다섯째죠. 어릴 적부터 부모님이라면 끔찍했어요. 효자예요"라며 "아주 부지런하고 착했던 어린 모습이 자꾸 기억에 남는다"고 울음을 터트렸다.

나씨의 동생인 청주흥덕경찰서 나재엽 수사과장(경정)은 김 경위와는 사돈이자 용산면 한곡리의 동네 형·동생 사이다. 나 과장은 "아주 단단한 녀석이 어릴 때도 의협심이 강하고 머리가 영리해 공부도 곧 잘해 친구한테도 인기가 많았다"며 "지금은 사돈 관계지만 고인과는 어릴 적부터 돈독했던 사이였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우리 동네에서 창호를 포함해서 4∼5명이 경찰이 됐다"며 "경찰이라는 직업상 명절에 자주 만나지는 못했지만 가끔 소식을 들어 잘살고 있는가 보다 했는데 이런 비보가 전해져 동네 형으로서, 같은 경찰관으로서 매우 가슴이 저미고 아리다"고 안타까워했다.

고인의 장례는 22일까지 4일장으로 치러진다. 마지막 날 오전 영결식은 서울경찰청장(葬)으로 엄수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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