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공=민병주 전 충북도도로관리사업소 총무팀장

▲ 민병주

[제공=민병주 전 충북도도로관리사업소 총무팀장] 손자는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 적을 모르고 나만 알면 한번은 이기고 한번은 진다. 적도 모르고 나도 모르면 싸울 때 마다 반드시 위태롭다(知彼知己 百戰不殆 不知彼而知己 一勝一負 不知彼不知己 每戰必殆)"라고 했다.

이 구절은 적국과 적군, 자국과 아군의 전략과 전술, 실력과 진가, 능력과 잠재력, 준비성, 의도들을 확실하게 알고 있어야 전쟁에서 승리한다. 그러나 그 반대일 때는 싸울 때 마다 매우 위태롭고, 이것들을 자국과 아군의 실태를 알고 있지만 적국과 적군을 모른다면 승패가 반반이라는 것을 알려주고 있다.

곧 나와 상대 모두를 제대로 또 빠짐없이 아는 것이 전쟁 승리의 최상 조건이라는 것이다.

이 구절의 핵심어는 알다, 지식이라는 뜻이 있는 '지(知)'자다.

손자는 전쟁에 관해 아는 것 모두를 이 지자에 포함시키고 있다. 지에는 언(言·견해,예측하다)·문(聞·식견,깨우치다)·청(聽·밝히다)·관(觀·생각,보다)·찰(察·살피다,밝고자세하다)·람(覽·전망,두루보다)·현(顯·드러나다)·규(窺·훔쳐보다,꾀하다)·사(伺·찾다,정탐하다)·도(睹·분별하다,자세히보다)·시(視·엿보다,간주하다)·모(謀·모색하다,묻다)·기(企·꾀하다,기획하다)·려(慮·의심,이리저리헤아려보다)·고(考·깊이헤아리다,관찰하다)·사(思·생각하다)·색(索·찾다)·탐(探·염탐하다,연구하다)·심(尋·캐묻다,미치다)·정(偵·정탐하다,조사하다)들의 뜻이 포함돼 있다.

이것을 보면 손자가 이 지자에 부여한 의미 곧 전쟁에 관한 지식, 정보, 살핌, 접근들을 얼마나 넓고 깊게 했는지를 알 수 있다. 그러기에 손자는 이 지자를 가장 많이 쓰면서(79번) 전쟁에서 '안다는 것'이 승리의 초석이 됨을 누누이 강조하고 역설했던 것이다.

손자의 이 구절은 명언 가운데 명언이며, 그의 병법에서 가장 많이 알려져 있다. 또한 간결하면서도 심오하고, 모순과 불합리가 없으며 그 어떤 흠결도 없다.

이러기에 군대통수권자는 물론 모든 지휘관들이 이대로 행동한다면 전쟁에서 오점을 남길 수가 없다.

모든 전쟁의 준비, 판단, 실행에 바탕이 될 뿐만 아니라 과학의 관점에서도 확실함과 타당함이 있어서 그렇다.

공자는 "아는 것을 안다고 하고, 모른다는 것을 모른다고 하는 것이 진짜 아는 것이다"라고 했고, 노자는 "알아도 모르는 것처럼 하는 것이 가장 좋으며, 모르면서도 아는 척 하는 것이 큰 흠이다"라고 했다. 이것은 대상을 분명하고 철저하게 알아야 하고, 아는 것을 굳이 내보일 필요는 없으며, 모르면서도 알지 않으려 하는 것은 심한 결점이라는 것이다.

공자와 노자의 이 말들은 손자의 이 글귀를 새기는데 도움을 줄 것이며, 전쟁을 헤아리는데도 많은 보탬이 될 것이다.

손자의 지피지기론(知彼知己論)은 나라를 위시한 모든 조직과 개인들 모두의 전략과 전술적 사유(思惟)에 중심이 되어도 전혀 무리가 없다. 본말이 분명하고 또한 완전체이어서 그렇다. 나와 상대의 처지와 상황, 장점과 단점, 우세와 열세를 확실하게 알고 움직이는데 어떻게 패배할 수 있겠는가? 이러지 못할 때 패배하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니겠는가? 너무나도 참된 이치인 손자의 이 글귀를 모든 실행의 기조로 삼아보라. 승리와 성공의 기틀과 터전을 굳게 세울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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