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완보 충청대 교수

[심완보 충청대 교수] 요즘 뉴스에 생활에 밀접하게 관계되어 사회구성원들에게 공포증을 유발하는 사건들이 많이 보도된다. 뉴스에 보도된 공포증을 유발시킨 사건들을 살펴보면 그 당시의 사회 구성원들이 어떠한 일들로 정신적인 공포감에 빠졌었는지를 알 수 있다. 뉴스에 자주 거론되었던 공포증을 주제어로 검색을 해보니 놀랍게도 각종 공포증의 종류가 무려 510개 이상이나 되었다. 몇 가지 최근 뉴스에서 언급되었던 공포증의 예를 소개해 본다.

 먼저 화학물질 공포증인 '케미 포비아'가 대표적이다.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한 사람들의 폐에서 섬유화 증세가 일어나 사망자가 239명, 심각한 폐질환 형태로 발현된 것이 1528명에 이르렀다고 한다. 하지만 살균제 사용자 수를 약 800만명으로 추산하고 있기 때문에 실제 피해규모는 더 광범위할 것으로 보인다. 남의 일 같지 않은 이 사건으로 많은 사람들이 자신도 피해 당사자가 될 수도 있기에 노심초사 했을 것이다.

 가습기 살균제 사건이 뉴스에서 뜸해지며 사라지나 했더니 최근에는 치약에서도 가습기 살균제 성분이 검출됐다는 소식에 해당 제품을 사용하던 샴푸와 물티슈 등 일상생활과 밀접한 화학약품 전체를 기피하는 '화학물질 공포증'에 빠졌다. 현대인의 생활에서 화학약품으로 만든 제품을 빼면 삶의 편의성은 많이 떨어질 것이기에 전혀 안 쓸 수도 없는 상황이어서 문제가 더욱 심각해 보인다.

 다음으로는 등산을 두려워하는 '마운틴 포비아', CCTV 등 최소한의 범죄예방시설 설치도 어려운 산에서 연이어 살인사건이 발생하자 등산 애호가들, 특히 산을 좋아하는 여성들 사이에서 등산을 기피하는 현상이 확산되고 있다고 한다. 건강에 대한 관심으로 등산을 선호하는 인구가 늘고 있는 요즘 혼자 등산하는 것을 꺼리게 한다.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콜 포비아'라는 공포증도 있다. 일상에서 음성 통화를 거의 사용하지 않거나 통화 자체를 두려워하는 통화 공포증이다. 이는 어릴 때부터 스마트폰에 익숙해져 일상적인 대화를 통화가 아닌 문자나 카카오톡으로 나눈 10~20대에서 주로 나타난다고 하는데 음성 통화 한 번 하는 데 수첩이나 컴퓨터에 자신이 할 말을 대본처럼 미리 적어 놓아야 그나마 통화를 할 수 있다고 한다. 취업해서 회사에 근무하면서도 사무실 유선전화 벨이 울리면 서로 전화 받기를 두려워한다고 한다.

 '노모 포비아'라는 공포증도 있다. 휴대폰 중독증으로 자신의 손에 모바일폰이 없을 때 심한 불안감을 느껴 결혼식 도중에도 스마트폰을 확인해야 하는 신부가 있을 정도이다. 최신 공포증으로는 '갤럭시 포비아'도 있다. 삼성 갤럭시 노트7의 폭발 가능성으로 인해 이 제품 사용에 대한 공포증을 빗댄 것이다.

 이상과 같이 몇 가지 뉴스에서 자주 거론되는 공포증만 봐도 우리 사회의 구성원이 두려워하는 삶의 위협요소들의 흐름을 이해할 수 있다. 앞으로도 수많은 공포증이 나타날 것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두려워하는 사물이나 상황에 대해 과도한 공포감으로 피하려고만 하지 말고 객관적인 관점을 갖고 상황을 잘 이해하고 대응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할 듯하다.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