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근 안전보건공단 충북지사 부장

[이상근 안전보건공단 충북지사 부장] 매월 4일은 '안전점검의 날'이다. 산업현장에서 종사하는 근로자라면 한 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4'는 흔히 불길한 숫자로 여겨지기 마련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전점검의 날을 굳이 '4일'로 한 이유는 생명과 직결되는 '안전'을 쉽게 떠올려 그 중요성을 되새기기 위함이라고 생각한다.

 안전점검의 날은 1994년 성수대교 붕괴사고와 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 대구지하철공사 현장 폭발사고 등 잇따른 대형사고로 인해 범국민적인 안전문화 확산을 취지로 1996년 4월4일 처음으로 실시됐고, 올해 들어 20주년을 맞았다. 이후 20년 간 우리나라에 큰 사고가 없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지만 최근까지도 세월호 참사, 환풍구 붕괴사고, 지하철공사 현장 폭발사고 등 비단 산업재해 뿐 아니라 안타까운 사고가 지속됐다. 그 외에도 다치거나 사망한 희생자가 우리 산업현장에 끊이지 않고 발생하고 있다. 생명에는 정해진 무게가 없이 한 사람 한 사람의 생명이 소중하듯 크고 작은 사고 소식을 접할 때마다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

 사고의 형태는 다양하지만 사고 이후 가장 조명되는 원인은 항상 근본적인 안전의식 부재이다. 안전점검의 날이 탄생한 배경도 여기서 출발한다. 안전을 습관화해 나부터 안전을 실천하자는 것이 안전점검의 날의 본래 취지이다. 그렇게 해서 개인을 넘어 조직, 국가적으로 안전문화를 정착시키는 것이 궁극적인 목적이다.

 안전점검의 날 20주년을 맞아 고용노동부와 안전보건공단은 전국적으로 중앙 안전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오는 11월4일 안전점검의 날은 충북 충주시에서 충북도, 충주시 등 지자체와 함께 대대적으로 실시될 예정이다. 특히 이번 안전 점검은 최근 늘어나고 있는 우리지역 건설현장 근로자의 안전을 주제로 현장내 원청과 협력업체가 합동 안전점검을 실시해 상생을 통한 안전문화 제고·확산에 초점을 맞출 전망이다.

 지금까지의 안전 점검은 각 사업장의 기술적인 점검에 치중했지만 이제는 원·하청이 안전에 대해 공생·협력하는 조직문화를 구축해 사람의 행동을 변화시키는 것으로부터 일터의 안전을 구현하자는 것이다. 사고는 여전히 끊이지 않고 있지만 사고에 대한 우리의 관심과 의식은 20년 전과 많이 달라졌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관심을 바탕으로 안전점검의 날과 더불어 안전을 실천할 때 비로소 우리 사회에 안전문화가 정착돼 한 명이라도 더 많은 생명을 지킬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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