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영 전 청주고 교장·칼럼니스트

[김재영 전 청주고 교장·칼럼니스트] 교육계에서 함께 근무하던 분들과 모임을 마치고 버스를 타고 청주고 앞을 지나다보니 밤은 깊어 가는데 창밖으로 불빛이 비치고 있는 모습을 바라보니 지난 세월이 주마등처럼 스쳐간다. 청주고는 3년간을 다닌 모교로 교사로 5년간을 학생들과 밤늦게 까지 함께 생활하고 교장으로 근무할 때는 충주중과 청주고시절의 제자로 KBS아나운서로 근무하는 제자의 모교 후배들과 골든벨 시간을 갖자는 전화를 받고 필요한 프로그램임을 알면서도 진학지도에 힘쓰다 보니 준비기간 동안에 많은 시간을 소비한다고 생각했다. 이를 받아들이지 못한 단견(短見)이 떠오르며 중학교시절 수학여행 중에는 사진도 함께 찍던 사랑하는 제자의 모습이 떠오르며 지금까지도 미안한 마음으로, 일반계 고등학교에서는 불야성을 이룬 채 학생과 학부모는 수능을 목전에 두고 초조하게 생활을 하고 있어 한 말씀을 드리고 싶다.

 평소에 열심히 공부해 왔지만 그에 못지않게 시험에 임박해서는 총정리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이제 환절기를 맞이해 수험생들은 무엇보다도 건강관리와 안정된 분위기 속에 마무리 작업에 박차를 가하는 게 중요하다. 지금까지 학부모님들께서는 늦은 밤까지 쉬지도 못하신 채 공부하는 학생들과 함께 고생을 해 오셨다. 시험이 임박해지자 일부 학부모께서는 불안한 가운데 자녀들에게 정신적으로 부담을 주는 말씀을 하시는 것을 많이 보아왔다. 학부모께서는 자녀들이 안정 속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분위기 조성과 건강관리에 신경을 써 주시고 그동안 열심히 공부해온 수험생들은 정신적으로 안정된 가운데 차분한마음으로 지금까지 공부한 내용들을 정리하는데 힘써야 한다.

 학부모님들께서는 자녀들의 건강을 챙겨 주시고 학생들 중에는 긴장으로 식사를 못하는 경우를 발견하게 되는데 아침을 굶어서는 안 된다. 입맛이 없으면 우유나 과일이라도 들고 너무 늦게까지 공부하지 말고 적당한 휴식을 취하며 총정리에 임해야 한다. 성적이 마음과 같지 않다고 실망해서는 안 되고 편안한 마음으로 마무리하자. 농사를 짓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알뜰하게 추수를 하는 게 더 중요하다. 수서(隋書) 독고왕후전에 수(隋) 文帝(양견)이 나라를 세우려 할때 부인(獨孤氏)가 기호지세(騎虎之勢)라고 "호랑이 등에 탄 형국인데 호랑이 등에서 내리면 물려죽는다고 완주(完走)를 권유했다.

 진인사 대천명(盡人事 待天命)이라고 하지 않는가. 이제까지 3년간 열심히 노력해왔다. '연습은 실전같이, 실전은 연습같이'라고 편안한 마음으로 시험에 임할 수 있도록 예비소집 때 시험장소를 확인하고 시험당일에는 일찍 등교하여 마음을 안정한 후에 시험을 치루고 점심은 도시락을 지참하여 편하게 식사를 하는 게 좋다. 어려운 문제가 출제되었다고 당황해서는 안 된다. 내가 어려우면 남도 어렵다. 편안한 마음으로 시험을 치르고 남은 일은 성적과 특기 적성을 고려하여 선과선교(選科選校)하여 능력에 맞는 학과와 대학을 선택하면 된다. 모쪼록 시험을 앞두고 건강하게 좋은 성적을 내기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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