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재훈 충북대학교 도시공학과 교수

[황재훈 충북대학교 도시공학과 교수] 70~8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개발논리를 앞세운 경제적 격변기를 거쳐 민주화의 고통을 가졌고 현 정부에서는 복지논란에 이르면서 점차 발전된 모습을 보여 왔다. 이 과정에서 경험하지 못했던 사회적 분위기와 새롭게 조성된 도시공간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금수저, 은수저로 통칭되는 계급적 사고와 함께 현재 온 나라를 혼란 속으로 몰아넣고 있는 정경유착, 그 중에서도 통치권자가 연루된 비선의 비리 등 도덕성과 인간성의 부재에서 오는 부정적인 현상은 조속히 해결하고 일부는 반드시 척결해야하는 책임감이 요구되는 시기이다.

 사실 이 같은 현상은 여러 방면을 살펴보아야할 필요가 있다. 우선 정치적으로는 집단화에 사로잡혀 정정과 세력화에만 관심을 가지고 있는 정치권세력들에 의해 서민들의 삶이 팍팍해지고 사회적으로는 전통적인 유교사상에 입각한 수직적 사회구조 벗어나 개인의 실리와 개성을 바탕으로 하는 집단이기주의와 수평적 사회구조로 탈바꿈하고 있다. 또한 경제적으로는 자본주의의 명분하에 권력계층의 우산 속에서 성장한 거대 재벌구조에서 개방화된 국제경제시스템에 적용하기 위한 전문화된 크로스오버구조로 변화를 모색하면서도 국내 소자본시장까지 장악하려는 이중적 행태를 보이고 있어 산업과 경제구조를 왜곡시키고 있다.

 여러 부분에서의 부정적 행태는 삶의 모든 부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심지어는 가치관 혼란을 초래하기도 한다. 이러한 사회구조에서 나타나는 일반적인 현상은 다양한 형태의 심각한 격차에서 비롯된 것이고 이를 비정상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 생겨나는 부정적인 부산물의 결과이다. 빈부의 격차, 교육의 격차, 지역 간의 격차, 그리고 사고의 격차 등으로 인해 예상치 못한 사회현상들이 도처에 나타나고 있다. 대부분이 집단적 차이에 의한 격차로 나타나고, 이는 유사여건에 처한 사람들이 세력화를 형성하여 집단적 행동으로 의사표현을 하고 있다.

 다양한 격차는 어느 정도 제도의 보완이나 노력으로 극복이 가능하지만 사고의 격차는 보이지 않는 인간의 내면에 잠재되어 모든 활동의 근간이 되어 그 사회의 정치적, 경제적, 그리고 문화적 틀을 형성하면서 같이 공존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냉전체계가 바로 이념적 차이의 부산물임을 우리는 경험하였다. 일련의 우리 사회에서의 사고의 격차, 이념논쟁은 상당히 우려할만한 수준으로 비추어 계층간의 심각한 대립양상은 물론 집단간의 충돌로 치닫고 있다.

 우리 사회를 하나로 뭉치는 노력이 정치권을 비롯하여 언론의 각성과 노력이 절실히 필요하다. 시민정서는 움직이는 파도와 같아서 자연현상에 따라 격랑이 되기도 하고 잔잔한 호수가 되기도 하며, 관리에 따라 썩기도 하며 맑은 물이 되어 생명의 원천이 되기도 한다. 이렇듯 하나이며 태생적 순수함인 시민정서가 작금의 여러 격차와 일부 지배권력층의 비리에 의해 사회전반의 계층화와 무기력 그리고 구성원의 자괴감으로 몰아가고 있는 지금은 분명 국가의 위기임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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