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청일보 권보람기자] 12일 청주 성안길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퇴진 촉구 민중대회에서 우진교통 노조원들과 시민들이 박대통령의 하야를 외치고 있다.
▲ [충청일보 권보람기자]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충북지역 변호사들이 11일 청주지방검찰청 앞에서 헌법을 유린하고 민주주의를 파괴한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시국선언을 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 퇴진 요구 
서울 집회에 기록적 인파
"건국 이래 최다" 얘기도

"현 정부 계속된 실정에
국민들이 느끼는 무력감
분노 넘어 절망 단계까지"

과격한 행동 스스로 차단
시종일관 평화로운 모습
성숙한 시민의식 보여줘

청주 성안길서도 시국집회
상인들 박수 보내며 응원

 

[충청일보 손인빈기자] '비선 실세 국정농단'의 책임을 물어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한 3차 주말 촛불집회에 무려 100만명에 달하는 시민이 몰렸다. 이는 100만명이 모인 것으로 알려진 1987년 6·10 항쟁과 맞먹는 규모다. 건국 이래 최다 인파일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이처럼 민심이 폭발한 배경으로는 당연히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씨의 '비선 실세 국정농단' 사태가 있지만 이것만으로는 엄청난 규모의 인파를 설명할 수 없다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세월호 사건, 백남기 농민 사망, 위안부 한일합의, 노동시장개혁, 쌀값 폭락, 금수저·흙수저론 등으로 쌓이던 무력감에 비선 실세 사태가 더해지며 분노로 폭발한 것으로 보인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옆 사람과 비교하는 데서 오는 박탈감과 계급론, 헬조선으로 상징되는 우리 사회에서 느끼는 무력감이 분노를 넘어 절망의 단계까지 간 것"이라고 분석했다. 노진철 경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이번 이슈는 정부나 검찰이 뭘 감추려고 한다든가 이런 내용이 아니라 문제가 명확히 드러난 상황"이라면서 "명확하다 보니 '박근혜 퇴진'이라는 목표도 분명하다"고 봤다.

거리로 나온 시민들은 놀라울 정도로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여줬다. 집회는 차분하면서도 즐거운 '축제'와 같은 분위기 속에서 치러졌다.

일부 시민이 과격한 행동을 할 때면 다른 시민들이 자제를 촉구하는 등 극한 상황을 스스로 차단하려는 분위기가 강했다. 경찰도 유연하게 대응 경찰도 유연한 대응으로 극단적인 상황을 막으려 노력하는 모습이었다.

전문가들은 기적과 같은 평화로운 집회로 역사의 한 장면을 연출한 시민들에게 이제 정치권이 화답할 때라고 입을 모았다. 이번 사태로 인한 정국 난맥상을 풀어내야 하는 것은 기본이며, 나아가 이번 집회에서 나타난 대로 한 단계 성숙한 시민의식에 걸맞은 정치를 펼쳐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편 서울에서 100만명이 참여한 촛불집회가 열린 12일 충북 청주 성안길에서도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우진교통 노조 시국집회'가 열렸다.

이날 집회에는 우진교통 노조를 비롯해 시민 수백명이 모여 '시민 자유발언', '가두 행진'을 진행하는 등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와 연관된 이들의 처벌을 강력 촉구했다. 이들은 오후 2시부터 성안길 입구에서 출발해 청주대교, 홈플러스, YMCA 등을 지나 출발점으로 되돌아오는 2.4㎞의 행진을 1시간에 걸쳐 진행했다. 

성안길에서 수년 간 장사를 하고 있다는 A씨(27)는 "수많은 집회들이 성안길에서 이뤄져 왔다. 그 때마다 상인들은 소음이라 생각하고 문을 닫기 일쑤였지만 이렇게 문을 열고 박수를 보내는 모습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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