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웅 수필가

 

[김진웅 수필가] '건강은 행복의 어머니이다. 병에 걸리기 전까지는 건강이 얼마나 중요한지 모른다' 등 건강 관련 명언이 그날처럼 떠오르고 되새겨본 날이 없는 것 같다. 지난 월요일 아침, 아내가 새벽부터 가슴이 많이 아프다고 하여 다니던 가까운 ○○병원에 가서 진료를 받으니 여러 가지 검사를 받자고 하였다.

 순간 불안한 마음에 이왕이면 대학병원으로 가겠다고 하니 의뢰서를 써주었다. 먼저 전화를 해보니 예약이 안 되었으니 응급실을 거쳐 오라고 하였다. 경황 중에 승용차를 운전하여 가다보니, 119구급차 생각이 났지만 내친걸음이니 그냥 조심하여 갔다. 응급실 앞에서 내려주고 주차할 곳을 찾았지만 그날따라 주차장 3층까지 갈 때 그 심정을 누가 알까.

 응급실에 달려가니 다행히 아내는 접수를 마치고 침대에 누워 수액주사를 꽂고 순서를 기다리며 몇 가지 준비를 하고 있었다. 의사선생님께 증세를 말하니 협심증 같다고 하며 심혈관조영 검사를 하게 되었다. 검사 전에 동의서를 작성할 때 설명도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검사할 때 밖에서 초조하게 기다릴 때 그 불안감은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를 것이다.

 검사결과가 나왔다고 하며 촬영한 것을 보여주며 설명할 때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심혈관이 막힌 곳이 있어 내일 시술을 하자고 하였다. 손목의 혈관을 통하여 검사하느라 무척 고통스러웠는데 또 시술을 해야 한다니…….

 이튿날 점심시간이 지나서야 시작하게 되었다. 그날따라 시술받을 환자가 많아 많이 기다렸다. 동의서에 서명을 하고 밖에서 기다리며 안절부절 못하는 나에게 젊은 여인이 자기 가족 시술이야기를 들려주며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하여 조금 진정할 수 있었다. 동병상련이라고 했던가! 처음 보는 사람인데도 이처럼 따뜻한 말을 해주는 그분이 무척 고마웠다. 두 시간쯤 지나니 들어오라는 연락이 왔다. 하지의 대퇴동맥을 통하여 기구를 넣어 시술을 하였다니…….

 심장 혈관은 마치 사슴의 뿔 모양으로 생겼다고 해서 관상동맥이라 하며, 안 쪽 벽에 지방성분, 혈전 등이 차면 혈관이 심하게 수축하면서 피의 흐름이 감소되어 가슴에 통증을 유발된 것이라 혈관 확장 스탠드 삽입시술을 하였다고 하였다. 시술받은 날은 중환자실로 가야하는데 그곳에 자리가 없어 심혈관집중치료실에서 치료를 받았다. 매일 방을 바꾸며 입원하게 되었고, 병원에 있는 동안 참으로 많은 상념에 젖어 삶을 관조할 수 있었다.

 며칠 동안의 병원생활이지만 고마운 사람들이 많다. 많은 병원비를 계산해준 자녀들, 바쁜 생활에도 찾아온 친지들……. 시술을 받고 입원하고 있는 여러 환자, 보호자, 문병객들의 모습을 보며 가족의 소중함도 알았고 생로병사와 인생무상도 깨달아 보았다.

 또한 '이 세상에 건강이 없다면 부나 재물 그리고 명성 따위는 하찮은 것이다'란 에드원의 말처럼 건강만큼 소중한 것은 없으니, 앞으로 더욱 힘써야 하겠다. 적당한 운동, 식생활 그리고 스트레스 관리 등을 잘하며 '건강은 건강할 때 지켜야 한다'는 소중한 교훈도 일깨워준 병원이었다.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