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윤 건양대학교 병원경영학과 교수

[안상윤 건양대학교 병원경영학과 교수] 2009년 5월 의료법 개정으로 시작된 의료의 글로벌화가 2015년 12월 의료의 해외 진출과 외국인환자 유치에 관한 지원법이 제정되면서 더욱 활성화되고 있다. 유치업체의 유인으로 국내에 들어온 외국인 환자들에게 병원진료만 하던 것이 관광 상품을 함께 묶어 판매하는 의료관광의 개념으로 발전했고 병원플랜트 수출도 하게 되었다.

 초기에 관광목적으로 한국을 찾은 외국인들에 대하여 피부미용이나 성형 목적으로 시작된 의료의 글로벌화는 이제 병원이나 의료진의 해외 진출, 해외병원의 위탁 경영, 병원건물과 장비 및 시설의 수출과 같은 광범위한 분야로까지 발전하면서 국가 경제적으로도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되었다. 의료산업의 글로벌화는 2017년까지 국가적으로 조 단위의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약 3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비전하에 추진되고 있기 때문에 멈출 수 없는 중요한 과제임에 틀림이 없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한국의 전통의료인 한방의료 역시 글로벌화 추세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당위성을 부여받고 있다. 왜냐하면, 중의학은 중국 정부의 막대한 투자로 아시아 대표 의료산업화의 길을 가려하고, 인도는 이미 2009년부터 이미 연간 20만 명 이상의 외국인환자를 유치하여 3억 달러 이상의 외화를 벌어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비해 우리 한방의료의 글로벌화는 초라하기만 하다. 인도에서 외국인환자를 사로잡고 있는 아유르베다는 5천년 이상 이어온 전통의학으로서 하늘, 공기, 물, 불, 땅 등 5가지 요소를 결합하여 인간의 몸과 마음을 고친다는 전통요법으로 양방에서 주장하는 과학적 근거를 갖고 있는 것도 아니다.

 인도는 타지마할과 같은 세계적인 관광명소와 결합하여 아유르베다 전통의료를 마케팅하는데 성공하고 있다. 선진국의 많은 경영자들이 아유르베다 치료를 받기 위해 인도를 찾는다. 하지만 한방 의료산업은 양방이 세계화 바람을 타고 있는 것에 비해 상대적으로 위축되어 있다는 것을 부정하기 어렵다. 연간 25만 명의 외국인환자들이 한국을 찾고 있는데 그 중 한방 의료서비스를 구매하는 외국인은 2만 명에도 못 미친다.

 중국이나 인도의 예를 볼 때, 한방의료계 역시 외국인환자 유치를 활성화하고 글로벌화를 원활히 추진하여 그 위상을 회복하는 것이 가능하다. 그 방안으로는 첫째, 한방 의료산업에 대한 국제적 인식을 제고시키는 일이 시급하다. 한류의 성공적 기반은 동양의 정서와 서양 세련미의 적절한 결합과 스토리이기 때문에 한방이 동양 정서의 기저를 이루고 있는 한 얼마든지 외국인의 마음을 사로잡는 일이 가능하다. 둘째, 다른 분야와의 융합을 통하여 새로운 한방산업의 개념을 창출함으로써 브랜드의 범용화를 도모할 필요가 있다. 셋째, 한방의료는 양방에 비하여 임상적 경험에만 의존하려고 한다는 근거부족을 경험마케팅을 통하여 극복해나가야 한다.

 이러한 과제들을 추진해나가기 위해서는 우선 한방 의료산업에 종사하는 구성원들이 기존의 소극성과 폐쇄성을 극복하고 적극적이고 개방적이 되어야 하며, 정부와 국민과 함께 갈 수 있다는 자신감부터 회복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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