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훈 선생의 '오오, 조선의 남아여!' 80년 만에 울려 퍼져

 

[당진=최근석 기자]  일제강점기 독립 운동가이자 위대한 문학가인 심훈선생(1901~1936)의 종손인 심천보(송악읍, 76세) 씨가 지난 20일 서울 잠실주경기장에서 개최된 '2016 손기정 평화마라톤대회'에서 심훈의 시 '오오, 조선의 남아여'를 낭송했다.
 
'오오 조선의 남아여'는 스포츠를 민족정신 발양이라는 측면에서 바라봤던 심훈 선생이 1936년 8월 10일 제11회 베를린올림픽에서 날아든 손기정 선수의 마라톤 금메달 소식에 감격하며 쓴 시다.
 
20일 심천보 씨의 시 낭송은 손기정 선수의 베를린 올림픽 금메달 80주년을 기념해 당진시가 손기정 기념재단에 요청하면서 성사됐다.
 
심훈 선생의  '인제도 인제도 너희들은 우리를 약한 족속이라고 부를 터이냐'던 외침은 종손인 심천보 씨의 목소리로 되살아났고, 이날 마라톤대회에 참석한 1만5000여 명의 참가자들은 80년 만에 재현된 그날의 감동과 감격, 그리고 나라를 잃은 슬픔에 오롯이 기뻐할 수만 없었던 아픔을 가슴속에 새겼다.
 
한편 시를 낭송한 심천보 씨는 심훈의 장조카이자 소설 상록수의 남자 주인공인 박동혁의 실제 모델인 심재영 씨의 아들로, 2014년 심훈기념관 개관부터 많은 유품을 시에 기증했으며, 현재 심훈문학연구소 이사장으로 재직하며 심훈 선생의 연구와 업적을 기리는데 누구보다 앞장서고 있다.
 
그는 이날 시 낭송에 앞서 지난 9월 16일에는 대전광역시에 위치한 프로야구단 한화 이글스의 롯데전 홈경기 시구자로 나서기도 했다.
 
심훈 선생의 작고일이기도 했던 이날의 시구는 1929년 일제강점기 당시 유일하게 야구를 소재로 한 시 '야구'를 발표할 정도로 신문물인 야구에도 큰 관심을 보였던 심훈 선생을 기리기 위해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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