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완보 충청대 교수

[심완보 충청대 교수] 지난 일요일 '최순실 의혹' 검찰수사결과가 발표되었다. 그동안 언론을 통해 공개 되었던 최순실 일당의 수없는 국정농단이 사실로 확인되고 대통령의 관여 사실까지도 인정되면서 언론과 국민들은 "이게 나라냐?"라는 말을 쏟아 내고 있다. 도대체 국가란 무엇이기에 언론을 비롯한 많은 국민들이 지금의 대한민국이 국가라고 할 수 없다는 것일까?

 플라톤의 '국가론'에 따르면 국가의 목적을 "어떤 한 계급에만 행복을 편중되게 하는 것이 아니고 나라 안의 전체에게 최대의 행복을 주려는 데 있으며 정의의 원칙에 따라 사람들이 선한 삶을 누리도록 한다"라고 정의하고 있다. 이 정의에 비추어 보면 확실히 지금의 대한민국은 국가가 아님이 확실해 보인다. 통치자는 어떤 한 계급의 행복만을 추구하면 안 되는데 한줌도 안 되는 대통령의 비선실세들만의 행복을 추구했다.

 국민 전체에게 최대의 행복을 주어야 했는데 95%의 국민이 대통령의 통치행위와 그 존재조차도 마음에 들어 하지 않고 있다. 또한 대한민국 국민으로서의 자존심에 상처를 받게 하고 분노하게 만들어 많은 국민들을 주말마다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서게 만들었다. 정의의 원칙에 따라야 했는데 대기업들을 쥐어 짜 아니 그들과의 부당거래로 자신의 비선세력 이익만을 챙겼다.

 갤럽이 발표한 '11월 셋째 주'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박 대통령 직무수행에 대한 긍정평가는 3주 연속 5%로 나타났다. 박 대통령의 세대별 지지율은 20대~60대 이상 모든 연령층에서 1%~9%로 나타났다. 지역별로 봐도, 박 대통령 정치적 고향인 대구·경북에서 조차도 5%이다. 지금 우리의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남녀노소와 지역을 가리지 않고 대다수 국민들로부터 외면을 받고 있고 하야가, 하야체조까지 만들어 질 정도로 지도력의 부재 상태이다.

 사실 최순실 게이트로 인한 더 중대한 문제는 국익의 훼손으로 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일본은 이러한 대통령의 약점을 빌미로 힘 빠진 대통령을 압박해 사드배치 등을 강행해 국익의 훼손으로 이어졌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아침 모 경제일간지에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하야를 해야 했던 닉슨에 관한 기사가 실렸다. 당시 미국인들은 닉슨의 도청 행위 자체보다는 그가 끝까지 자신의 행위를 부정하는 뻔뻔함에 더 분노했다고 한다. 하지만 결국 하야를 선택한 닉슨은 하야 연설에서 국민들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미국은 모든 시간을 직무에 쏟을 수 있는 대통령과 모든 시간을 직무에 쏟을 수 있는 의회를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나의 개인적인 변론을 위해 몇 달씩 싸움을 계속하게 되면 대통령과 의회 모두의 시간과 관심이 거의 모두 빼앗길 것이기에 대통령직을 사임합니다"

 지금의 대한민국도 모든 시간을 직무에 쏟을 수 있는 대통령과 모든 시간을 직무에 쏟을 수 있는 의회를 필요로 하고 있다. 훗날 외국의 신문 칼럼에 대한민국의 대통령도 자국의 국민을 사랑했기에 무리하게 버티지 않고 국가적 에너지가 소진되는 것을 막으려 하야를 결심했다는 내용이 실리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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