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의영 전 충청대 교수

[곽의영 전 충청대 교수] 오늘날 우리의 정치 지형이 심하게 요동치고 있다. 그 와중에 사람들은 정치라면 넌더리를 내기도 한다. 그 만큼 정치에 부정적이다. 그런데도 모이기만 하면, 빠지지 않는 메뉴가 '정치' 이야기다. 이는 정치가 인간의 본질적 삶의 한 모습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지금 우리는 전대미문(前代未聞)의 이른바 '최순실의 국정농단 사태'로 국가가 난국에 처해있다. 이러한 현실은 실로 우리를 절망과 분노의 지경에 이르게 하고 있다.

 무릇 오늘의 이 엄청난 사태는 무엇보다도 정치의 잘못에서 비롯되었다. 그만큼 정치가 국운을 좌우하는 큰 힘을 갖고 있는 것이다. 일찍이 공자(孔子)는 정자정야(政者正也)라 하여, '천하를 바로 잡는 것'이 정치라 일컬었다. '바로잡음'이란 '올바름'을 뜻하는 것이다. 이러한 공자의 가르침인 '올바름'이야말로, 이 시대에도 정치의 제일 덕목(德目)으로 삼아야 한다. 국민을 위해서는 먼저 위정자 스스로가 자신에 대해 바르고 엄격해야 된다.

 정치(政治)란 한마디로 '일정한 권력을 획득하여, 공동체에서 일어나는 갈등이나 대립을 조정하고 공동의 문제를 해결하며, 사회발전을 도모하는 행위'이다. 그러면 현실 정치의 모습은 과연 어떠한가? 드라마 '하우스 오브 카드(House of Card)'를 보면, 정치인들의 권모술수와 음모가 미국 정치판을 움직이는 것으로 묘사하고 있다. 여기에는 현실 정치의 영악함과 교활함 그리고 정교함이 어우러진 메시지가 담겨져 있음을 엿볼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정치가 특권과 기득권 그리고 반칙에 안주해 있으며, 밥그릇 싸움인 정쟁과 당리당략을 일삼고 있는 실정이다. 반면에 국가의 비전과 전략을 두고 고민하는 정책의 경쟁에는 취약하기만 하다. 정치인들 중에는 국가와 국민의 이름으로 권력을 탐하는 위선자들이 여기저기에 눈에 띄기도 한다. 실로 사람의 여러 욕심 가운데 가장 끈질기고 치열한 것이 '권력욕'이다. 권력은 마약과 같아서 한번 맛을 보면 한없이 탐닉하게 된다. 험한 꼴을 당하더라도 자꾸만 이를 쫒다가, 결국은 자기 파멸의 수렁에 빠지기도 한다. 이렇듯 권력에 취하는 이유는 어떤 목적을 달성하는데 더 없이 유용한 수단이기 때문이다. 권력에는 강제력으로 지배하고 구속할 수 있는 힘이 내재되어 있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경우, 너도 나도 나라를 이끌어 보겠다고 나서고 있다. 그런데 과연 나라를 바르게 이끌어, 국민의 복리증진을 도모할 수 있는 진정한 지도자가 과연 존재하는가? 투철한 역사의식과 시대정신으로 국가의 융성과 발전을 기대할 있는 지도자가 누구인가? 모름지기 우리들에겐 기쁨과 슬픔을 함께하는 따듯한 민주적 리더십과 역사의식을 바탕에 의해, 시대정신을 꿰뚫는 혜안(慧眼)으로 나라 전체를 생각하는 강인한 공화정(共和政)의 지도자를 기대하고 있다.

 우리는 원칙과 신뢰를 저버린 지도자를 더 이상 지도자로 인정하지 않는다. '비정상을 정상화'를 국가의 어젠다로 내걸었다가, 오히려 비정상으로 회귀하는 그런 허무맹랑한 리더십을 단호히 심판한다. 한 나라의 최고 지도자는 그 권력을 위임한 국민에게 무한책임을 져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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