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학부모·교사 3주체 함께
악기 연주부터 공연까지 착착
2013년 창단… 성공적 정착
문화소외지 찾아 공연 '호평'

[충청일보 김규철기자] 교사에 대한 존경심이 무너지고 맞벌이라는 명목 하에 가족 간의 사랑을 확인하기도 어려운 현대사회에서 학생과 학부모, 교직원이 함께 모여 악기를 연주하고 공연을 준비하는 학교가 있어 화제를 모으고 았다.

충북 영동 부용초가 방과후학교 강좌의 일환으로 만들어진 부용리코더오케스트라는 지난 2013년 창단연주회를 시작으로 활발한 연주활동을 이어왔으며 이제는 학교특색사업과 연계해 더욱 성장하고 있다.

갓 입학한 1학년부터 6학년까지의 재학생과 졸업생, 학부모, 교사는 물론 외국인 회화강사, 스포츠강사, 영양사 등 대부분의 교직원이 참여해 사제지간의 정이 사라져가는 오늘날 음악을 통해 하나로 뭉쳐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전국적으로도 많지 않은 교육 3주체가 동참하는 오케스트라가 이제는 성공적으로 정착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한 번의 공연을 위해 쏟는 단원들의 땀방울과 노력은 매일의 개인레슨과 파트연습, 그리고 합주를 병행하는 연습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처음에는 생소한 악기로 연주하는 합주에 어려움을 느끼던 단원들이 연습을 거듭할수록 함께 만들어가는 화음을 느끼고, 지휘를 이해하며 하나의 음악을 완성해 나갈 때의 기쁨을 알아가고 있다.

부용리코더오케스트라는 서울교대 음악교육과를 졸업하고 국립경찰교향악단 단원으로 활동한 박성락 교사가 단장과 지휘를 맡고 있다.

그는 다년간의 교향악단 단원으로서의 활동과 리코더합주 지도를 통해 리코더를 이용한 다양한 음악적 시도를 여러 공연을 통해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부용리코더오케스트라는 다른 오케스트라가 대회 출전을 목표로 하는 것과 달리 매년 정기연주회, 찾아가는 음악회를 개최하고 이외에도 여러 가지 테마연주를 기획하는 공연을 목적으로 하는 합주단이다.

이에 따라 단원들은 경쟁이 아닌, 무대에서의 공연을 통해 진정으로 음악을 느끼고 사랑하고 적극적으로 오케스트라 활동을 즐기면서 하고 있다. 

이들은 클래식은 물론 팝, 재즈, 가요 등 다양한 장르의 곡을 리코더합주를 기본으로 여러 악기의 조합을 통해 완성해낸다. 5종류의 리코더를 기본으로 첼로, 콘트라베이스, 일렉기타, 일렉베이스, 드럼, 신디사이저, 피아노까지 음악의 종류에 따라 필요한 악기를 적재적소에 배치해 음악의 완성도를 이끌어낸다.

공연은 리코더오케스트라의 반주에 교사가 재즈를 부르기도 하고 플루트를 연주하는 학생과 클래식 협연을 하기도 한다. 지휘를 하던 단장이 단상에서 내려와 오케스트라의 반주에 직접 색소폰을 불기도 하고 졸업한 학생이 첼로를 연주하기도 한다.

공연을 보던 학부모가 무대로 나와 신나게 박수치며 춤추며 부르는 트로트는 보너스다. 기성 클래식 연주자들과의 협연은 물론 프로 댄싱팀과 호흡을 맞춘 탱고공연도 성공적이었다.

지난 여름 열린 제6회 정기연주회에서는 '한여름밤의 리코더음악여행-오페라와 뮤지컬 속으로'라는 부제로 오페라와 뮤지컬에 등장하는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오페레타 '박쥐 서곡', 오페라 '리날도', '오페라의 유령', 뮤지컬 '사운드 오브 뮤직' 등 아리아와 뮤지컬 넘버들을 리코더음악으로 선보였다.

특히 사운드 오브 뮤직의 'Do-Re-Mi송'은 지휘자가 마리아 선생 역을, 관객들 전체가 아이들 역을 맡아 뮤지컬 속 장면을 재연하며 관객들의 호응과 박수갈채를 이끌어냈다.

이들은 정기연주회 외에 학교를 벗어나 병원, 요양원 등 문화적으로 소외 받는 장소를 찾아가는 음악회 와 지역축제 및 여러 기관의 기념식 등의 찬조공연을 통해 지역사회의 문화생활에도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고 항상 새로운 시도로 리코더음악의 세계를 넓히는데 기여하고 있다.

특히 지난 9월 부산 BEXCO에서 열린 2016 교육기부 & 방과후학교 박람회에서는 충북 대표로 공연을 하기도 했고 2016 충북학교문화예술교육 페스티벌에서도 기존의 오케스트라와 다른 그들만의 음악을 선보여서 많은 관객들의 호응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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