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한솔 홍익불교대학 철학교수

[윤한솔 홍익불교대학 철학교수] 인간이 한 평생을 살아가는 동안 추구하는 가치는 그 사람의 인간적인 성숙도(成熟度)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다. 그리고 성숙도가 높아짐에 따라 형태가 있는 것으로부터 형태가 없는 것으로 계산할 수 있는 것으로부터 계산할 수 없는 것으로 가치의 질(質)이 변화되어 가는 것이다.

 맛있는 음식을 마음껏 먹어보고 싶다. 아름다운 여성과 결혼하고 싶다. 돈을 많이 벌어 멋진 집을 짓고 풍요로운 생활을 영위하고 싶다는 것 등. 즉 물질적인 가치를 추구하고 있는 단계는 아직 초보적인 것이다. 맛있는 음식을 먹고 싶다는 단계에서 한 걸음 나아가 사람들을 초대하여 즐거운 한 때를 보내고 싶다. 즐거운 여행을 떠나고 싶다는 단계에 이르면 이것은 이미 정신적인 적이다. 받는 것보다 주는 편이 즐겁고 주는 것도 물질적인 것이 아니라 정신적인 것일 때에 상대방이 가장 즐거워 한다는 것을 서로 인식할 수 있게 되면 한 단계 높게 인간적으로 성숙한 것이며 새로운 세계에 접어들게 되는 것이다.

 물리적, 생리적인 것에는 한계가 있지만 정신적인 것에는 한계가 없다. 큰 기업체를 거느리고 수만 명의 직원들과 함께 해외에 진출하거나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기 위해 갖은 고생을 다하는 사업가를 행여 돈벌이에만 눈이 어두운 하등인간(下等人間)으로 취급하지 말라. 그들이 먹을 것이 없고 입을 것이 모자라 그렇게 뛰고 있는 것이 아니다. 세계에 우리 민족의 무엇인가를 보여주겠다는 차원 높은 자기실현의 욕구, 즉 성취욕(成就慾)이 아니겠는가. 한없이 높고 또한 넓게 뻗어나가 보겠다는 인간의 욕구처럼 고귀한 것은 없다. 개인이든 회사든 이제부터는 이 무한계(無限界)의 가치실현에 헌신할 때다.

 새로운 것의 창조, 아름다움, 긍지, 평화와 협동 등이 바로 그런 것이다. 이런 것은 컴퓨터도 그 가치를 계산할 수는 없다. 값비싼 다이아몬드보다 어린아이의 웃음 띤 얼굴이 얼마나 더 아름다운가. 같은 돌이라 하더라도 값비싼 금덩어리보다 바닷가에서 주은 기묘한 모양을 한 진귀한 돌이 더 우리들의 마음을 즐겁게 할 수도 있다. 이러한 무형의, 무한의, 사람의 정감(情感)과 강하게 연결된 편이 훨씬 더 높고 귀하다는 것을 아는가 모르는가에 따라 그 사람의 가치는 크게 달라진다. 이것을 참으로 이해하고 있느냐 그렇지 않느냐에 따라 그 사람의 인생 또한 크게 달라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참다운 행복의 파랑새는 자기 가까운 곳에 자기 마음속에 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물질세계만 보고 정신세계를 볼 줄 모르는 사람이 되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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