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박, 친박계 8명에 "최순실의 남자들 떠나라"
세 규합한 주류 측 "김무성·유승민이 나가야"

[서울=충청일보 김홍민기자] 박근혜 대통령 탄핵으로 새누리당 친박(친박근혜)계와 비박(비박근혜)계가 전면전에 돌입했다.

'탄핵 다음은 분당'이라는 시나리오가 점차 현실로 다가오는 분위기다.

비박계는 12일 친박계 수뇌부를 겨냥했다.

비박계 모임인 비상시국위원회는 이날 회의 직후 서청원·최경환·홍문종·윤상현·이정현·조원진·김진태·이장우 등 8명의 친박계 의원을 공개적으로 거명하고 이들이 '친박 패권주의'에 앞장서 당을 망쳤으며 당의 재건에 앞서 이들을 제거하는 '인적 청산'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비상시국위 대변인인 황영철 의원은 브리핑에서 이들 8명을 겨냥해 "최순실의 국정 농단 사태를 방기한 '최순실의 남자들'은 당을 떠나라"고 요구했다.

비상시국위는 지난 9일 탄핵소추안에 찬성표를 던진 의원 62명이 사실상 반(反) 친박계 전선에 섰다고 보고 있다.

비상시국위에 맞서 친박계도 대규모로 세력을 규합, 전날 밤 의원 50명이 참여한 '혁신과 통합연합'을 구성했다.

친박계 핵심 인사는 "13일 정식으로 발족하는 모임에는 60∼70명이 참여해 뜻을 함께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들은 비박계 중 탄핵을 주도해 온 김무성 전 대표와 유승민 전 원내대표를 '수괴'로 규정하고 저격에 나섰다.

친박계 이장우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김 전 대표를 향해 "대통령 탄핵을 사리사욕과 맞바꾼 배신과 배반, 역린 정치의 상징"이라며 "인간 이하의 처신을 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그는 "박근혜 정권의 피해자인 척 '코스프레'(분장) 하는, 배반과 배신의 아이콘인 김 전 대표와 유 전 원내대표는 한 마디로 적반하장이다. 후안무치일 뿐"이라며 "새누리당은 이제 이 두 분과 함께할 수 없다"고 말했다.

친박계는 김 전 대표와 유 전 원내대표가 탈당해 신당을 만들더라도 교섭단체(20명) 구성조차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단 양 측은 차기 지도부 구성을 놓고 교전할 가능성이 크다.

이정현 대표가 오는 21일 사퇴를 공언한 바 있으며 정진석 원내대표도 이날 사퇴 의사를 밝힌 상태다.

정 원내대표, 김광림 정책위의장, 김도읍 원내 수석부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박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의 책임을 지고 사의를 밝혔다.

이로써 새누리는 친박계와 비박계 간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며 내홍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