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영 전 청주고 교장·칼럼니스트

[김재영 전 청주고 교장·칼럼니스트] 한 해의 끝자락에 어렵게 전개되는 국제정세의 변화 속에 살기도 어려운 주인인 국민들이 머슴들을 잘못 둬 나라가 어렵게 된 상황에, 상서(尙書)에 민유방본(民惟邦本)이라고 "오직 백성이 나라의 근본"임을 모르고 서로 자기들의 당리당략(黨利黨略)에 따라 이 어려움을 풀어가려하니 학창 시절 "빈대를 잡기위해 초가삼간을 태울 수 없다" 시던 원로정치인의 말씀과 민한상국(民寒傷國)이라고 "백성이 차가워지면 나라가 상 한다"는 말이 떠오르며 대화와 타협으로 나라의 기틀을 바로 세우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회남자(淮南子)에 생기사귀(生寄死歸)라고, "사람이 이 세상에 살아 있음은 일시의 기류(寄留)와 같고, 죽음은 본집으로 돌아가는 것과 같다"고 했다. 인생은 뜬 구름과 같고 이 세상에 잠시 머물다 가는 나그네 같은 존재인데 "백년도 못 살고 한 줌의 흙으로 돌아가는 삶"을 어떻게 살다 갈 것인가?

 이 세상에는 세 종류의 사람이 있다고 한다. 첫째는 꼭 필요한 사람이고, 둘째는 있으나 마나 한 사람, 셋째는 있어서는 안 될 사람이다. 있으나 마나 한 사람은 그래도 사회에나 그가 소속이 되어 있는 조직에 피해를 끼치지는 않는다. 그러나 남에게 피해를 주거나 못된 짓을 해서 남의 가슴에 못질을 하는 사람은 있어서는 안 될 사람이다. 남에게 도움을 주거나 살신성인(殺身成仁)으로 베푸는 삶을 사는 사람은 꼭 있어야 할 사람들이다.

 五代史에는 표사유피 인사유명(豹死留皮 人死留名),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고 했고 흔히들 호사유피 인사유명(虎死留皮 人死留名)이라고 했는데 어떤 모습을 남기려하는지 생각해보자.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남에게 도움을 주지는 못할망정 짐이 되는 존재가 되어서는 안 된다. 최근 들어 대통령을 비롯한 고위공직자나 선출직 정치인들이 대학(大學)에 수신제가 치국평천하(修身齊家 治國平天下)라는 말을 기억하고 바르게 실천에 옮겼으면 오늘과 같은 나라 형편이 되지 않았다. 문제를 풀어 가는데 마음에 새기고 실천에 옮기기를 바란다.

 개관사정(蓋棺事定)이라고 한 사람의 평가나 공과(功過)는 그 사람이 세상을 떠나 관 뚜껑이 닫힌 뒤에야 판가름 난다고 하지 않는가? "이 세상에 태어날 때는 혼자서 울고 태어났지만, 이 세상을 하직하고 관 뚜껑이 닫힐 때에는 만 사람이 울어주는 사람이 되라"는 말이 생각난다. 테레사 수녀나 슈바이처와 같이 남에게 베풀지는 못할망정 남의 가슴에 못질을 하는 사람이 되어서야 되겠는가. 향기(香氣) 있는 이름을 남기지는 못할망정 바른 모습으로 행정이나 정치를 하고 바른 모습으로 살아서 역사에 부끄러운 모습을 남겨서는 안 된다. 마지막 떠난 자리가 아름답게 보이도록 노력하는 삶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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