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위기' 새누리당 원내대표 선출 후
비대위원장 선출 놓고 비박과 '줄다리기'
'대화 거부' 야권과 테이블 마련도 숙제

[서울=충청일보 김홍민기자] 새누리당 원내사령탑에 선출된 정우택 의원(청주 상당)이 당 안팎의 큰 산 두 개를 넘을 지 주목된다.

4선 중진 정 의원은 지난 16일 정책위의장 후보 이현재 의원(경기 하남, 재선)과 한조를 이뤄 '나경원·김세연'조를 62대 55로 불과 7표차 앞서며 원내대표에 당선됐다.

이날 이정현 대표와 조원진·이장우·최연혜 최고위원 등 지도부 전원이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며 사퇴해 당은 비상대책위원회로의 체제 전환이 불가피해졌고, 정 원내대표는 비대위원장 선출 전까지 대표 권한대행도 맡게 됐다.

비대위 구성 절차는 우선 전국위원회를 소집해 위원장을 선출하고, 이후 위원장이 추천하는 비대위원 구성안건이 다시 국회 상임위원장을 비롯한 당 지도부 50여명으로 구성되는 상임전국위에 올라가 추인을 받으면 마무리된다.

문제는 새누리당의 내분 사태가 비대위원장 선출과 위원 구성 결과에 따라 파국과 봉합의 갈림길에 서게 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정 원내대표 "비대위원장은 중도그룹과 비주류 쪽에서 추천하는 인물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무성 전 대표와 함께 비주류를 이끌고 있는 유승민 의원은 18일 비상대책위원장 후보로 자신이 거론되는 것과 관련해 "당 개혁의 전권을 행사하는 비대위원장을 맡게 된다면 본 의원은 기꺼이 그 독배를 마실 각오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주류 친박계에선 대권 행보에 나선 유 의원이 비대위원장을 맡는 것에 대해 거부감이 크다.

이런 상황에서 정 의원이 만약 비주류쪽에 힘을 실어준다면 정진석 전 원내대표처럼 자칫 '낀박' 신세가 될 수도 있다.

반면 비주류가 반대하는 친박계 인사가 비대위원장에 선출되면 비주류의 탈당이 현실화된다.

이로 인해 김병준 전 국무총리 후보자나 김황식 전 총리 등 복수의 외부인사 영입 방안도 대두되고 있다.

정 원내대표는 당 외부적으로도 야권과의 대화 테이블 자리를 만들어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

정 원내대표가 당선되자마자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친박이 2선 후퇴해야 한다는 기존입장에 변화가 없고 당분간 새누리당 지도부와 냉각기를 갖기로 했다"며 대화를 거부했기 때문이다.

여·야·정 협의체 구성과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추진 중인 법무부 장관 등 국무위원 인사청문회의 난항이 우려된다.

충북 정치권 관계자는 "정 원내대표가 당내 화합을 이뤄내고 야권과의 대화채널을 복원한다면 현재의 위기가 그에게는 새로운 기회가 돼 향후 당내 유력 대권후보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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