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한솔 홍익불교대학 철학교수

[윤한솔 홍익불교대학 철학교수] 인간은 이른바 성공자(成功者)가 되었을 때 그때까지 겪어야 했던 가지가지의 고난을 하나의 즐거움으로 회상할 수가 있다. 지금부터 다가오는 미지(未知)의 시간이 모두 자기편이 될 것이라는 믿음을 가질 수가 있다. 불우했던 시대, 그것은 인생에 있어 극히 짧은 순간이었다고 회상할 수 있는 사람은 행복한 것이다. '불우시대'인 채로 인생의 종말을 맞이하는 사람도 많으리라.

 그 어느 편이든 간에 불우한 시기를 견뎌내는 것은 "따스한 햇빛이 비치는 저쪽 언덕"에 대한 갈망이 아니겠는가. "‥‥챔피언이 된다면, 만약 내가 세계 챔피언이 된다면 낡은 옷을 벗어 던지고 더러운 모자를 던져 버리고 수염을 기르리라. 그리고 "나라는 사람만으로" 나를 사랑해줄 예쁜 아가씨를 만날 때까지 길을 걸어가는 것이다. 그리고 그녀를 25만 달러짜리 집으로 데리고 간다. 거기에서 백만 달러의 주택 개발지를 보여주고 캐딜락이나 스페인 풍(風)의 정원을 구경시킨 다음 비가 올 때도 수영할 수 있는 실내(室內)풀을 보여 주리라. 그리고는 그녀에게 말한다. ‥‥ 이것은 모두 너의 것이다. 너는 나를 사랑하니까" 세계 헤비급 챔피언이었던 무하마드 알리의 말이다.

 자기에게는 결단력, 실행력이 없다고 한탄만 하고 있는 사람이 많다. 마음을 가다듬어 어떤 계획을 세우더라도 사흘만 되면 결심이 무너진다. 그 이유는 어디에 있는가. 그것은 그들에게 무엇을 이루고야 말겠다는 뚜렷한 목적의식이 없기 때문이다. '혼다 오토바이'로 세계를 휩쓸고 있는 일본의 혼다 소이치로 (本田宗一郞)를 보자. '피스톤 링'의 연구개발에 뛰어 들었을 때, 그의 하루하루는 고난과 장해와 좌절의 연속이었다. 수리점(修理店) 시절에 저축해 놓았던 돈은 이미 바닥이 났고 아내의 물건을 전당포에 잡혔다. 여기에서 좌절한다면 모두 굶어 죽는다고 필사적으로 노력했지만 작업은 별다른 진전이 없다.

 절대 절명(絶代絶命)의 핀치에 몰린 것이다. 이렇게까지 노력하는데도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는 것은 자기에게 주물(鑄物)에 관한 기초지식이 없음을 통감한 그는 종업원 50명을 거느린 사장의 몸으로 하마마츠 고공(浜松高工)의 청강생(聽講生)이 된다. 학교에 다니면서 매일 새벽 두세 시까지 주물 연구에 파고들었다. 머리카락이 너무 길어지면 아내를 공장으로 불러 긴 부분을 자르게 하면서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이렇게 해서 어렵사리 판매할 수 있는 피스톤 링을 만드는 데까지를 성공했지만 어느 자동차 회사에 납품하려고 3만개쯤 만들고 그 중 50개 정도를 골라 납품 검사를 받으면 불과 3개 밖에 합격되지 못한다는 참담한 결과였다. 피가 맺히는 노력을 계속해 드디어 피스톤 링의 생산을 궤도에 올려놓지만 이 얼마나 처절한 집념인가. 이 불굴의 의지력은 그의 목적의식에 뒷받침된 것이다. 오늘에 있어 혼다 오토바이, 혼다 자동차의 세계인의 명성이 헛된 것이 아니다.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