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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행 학습'부터 '선행 미용'까지정현숙 원광대 서예문화연구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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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12.22  16:4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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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숙 원광대 서예문화연구소 연구위원] 국내 정세가 어수선한 만큼 우리의 관심을 온통 민심을 표출하는 광장에 쏠리고 있다. 대통령이 몸통인 여러 국정농단 가운데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청와대의 의료시스템에 국민은 또다시 절망감을 느꼈다. 여성 대통령은 한국이 외모지상주의 국가임을 만방에 알렸으며, 성형공화국이라는 오명이 사실임을 증명했다. 국가를 위해 열심히 일하는 외국 여성 지도자들의 자연스럽게 나이든 모습을 보면 그 국민들이 한없이 부러워진다. 청와대가 구입한 의약품 목록이 알려지자 그것들 중 노화 방지 효과가 있다는 각종 주사제를 맞는 열풍이 강남에서 일고 있다는 사실이 또 우리를 씁쓸하게 만든다.

 성형술의 발달로 한국 여성의 얼굴이 점차 개성 없는 획일화된 모습으로 변해가고 있다. 사회 진출 과정과 이후의 사회생활에서 외모를 지나치게 중시한다는 여론이 비등하자, 급기야 이력서에 사진을 포함한 신체조건 기록을 금지하는 법안이 11월 28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를 통과했다. 이것은 외모로 사람을 먼저 판단하는 편협한 생각을 원천적으로 봉쇄하기 위한 것으로 서양에서는 이미 오래 전부터 시행되었다. 한참 늦은 감이 있지만 이제라도 이 법이 만들어진 것은 다행이다. 그러나 그 실효성은 아직 의문이다.

 그러면 우리 아이들은 어떠한가. 2014년 교육부가 '선행학습금지법'을 발표했지만 법을 조롱하듯 학교도 학원도 버젓이 선행 학습을 계속 실시하고 있다. 위법에 대한 처벌이 없자 그것은 유명무실한 법이 되었고 아이들은 다시 선행 학습의 괴로움을 감내하고 있다. 그런데 지금 '학습의 선행'이 '미용의 선행'으로 이어지고 있다. 겨울방학을 맞아 치과, 피부과, 성형외과가 학생들로 북적인다. 수능 수험표를 지참한 고3학생들에 대한 할인 행사는 이미 구식이 되었다. 학생 할인을 중학생으로 확대하고 심지어 초등학생들까지 부모의 손에 끌려 피부과를 찾고 있다. 학습은 물론 외모도 우월해야 한다는 것이 이 부모들의 생각이다. 대학생 때 화장을 시작한 필자 시대의 이야기는 이미 고리타분한 소리가 되었다. 지금은 초등학생들도 화장을 한다. 무한경쟁의 시대에 외모도 경쟁력이라는 것이 보편적 논리인데, 더 나아가 외모가 으뜸가는 경쟁력이라고도 공공연히 말한다.

 '선행 미용'의 확산은 10대들에게 연예인 선호도가 높아지는 현상과 유관하며, 자녀의 성공을 바라는 과도한 교육열의 변형이다. 전문가들은 "선행 미용은 교육이 아닌 방법을 통해 자녀에게 우월감을 심어주는 것이며, 아직 가치관이 형성되지 않은 어린 자녀에게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무조건 경쟁에서 승리하면 된다'는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고 우려를 표한다. 자녀의 가치관 형성에 부모가 끼치는 영향을 다시 한 번 깨우쳐 주는 대목이다. 우리 사회는 왜 내면의 아름다움에 대해서는 철저히 무관심한 것일까. 다사다난했던 한 해가 저물어가는 지금, 보이지 않는 것의 아름다움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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