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천 출신 정우택 원내대표에
비대위원장 충남 인명진 내정
정책위의장 등도 지역 출생자
野·비박, 인 내정자 임명 비난

[서울=충청일보 김홍민기자] 인명진 전 한나라당 윤리위원장이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에 내정되면서 여권 내 충청 출신 인사들이 최근 '화려한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는 시각이다.

새누리당은 오는 29일 전국위원회를 열어 지난 23일 정우택 당 대표 권한대행(원내대표)이 비대위원장으로 내정한 인 전 윤리위원장을 추인할 예정이다.

추인안이 통과되면 집권 여당인 새누리당의 '투톱'을 충청이 장악하게 된다.

인 내정자는 충남 당진에서 출생해 대전고를 졸업했고 정 신임 원내대표는 충북 진천 출신으로 충북도지사를 지냈으며 총선에서 충북에서만 4번 당선됐다.

이현재 정책위의장 역시 충북 보은에서 태어나 청주고를 졸업했고 정용기 원내수석대변인은 충북 옥천 태생으로 대전 대덕을 지역구로 두고 있다.

이에 따라 대선 준비의 실무를 맡을 당 사무처도 당 대표 격인 비대위원장실과 원내대표실 등을 중심으로 충청 출신이 대거 등용되리란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야권과의 협치가 당장 발등 위의 불이 됐다.

인 내정자 임명을 놓고 야권은 물론 집단 탈당을 앞둔 당 내 비주류도 일제히 십자포화를 퍼부었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 윤관석 수석대변인은 지난 24일 구두 논평에서 "인 내정자는 새누리당에 성탄 선물을 가져다줄 산타는 아닌 것 같다"며 "야권과 함께할 파트너가 될 수 있을지 현재로서는 부정적"이라고 밝혔다.

국민의당 손금주 수석대변인도 구두 논평에서 "정치적 사망 선고를 받은 새누리당의 비대위원장으로 임명된 것에 대해 심히 유감을 표한다"면서 "새누리당은 더는 쇄신이나 개혁의 대상이 될 수 없다. 오로지 박 대통령 탄핵과 함께 책임질 일만 남았을 뿐"이라고 말했다.

새누리당 탈당을 결의한 비주류 세력 역시 인명진 비대위 체제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27일 새누리당을 탈당해 '개혁보수신당'(약칭 보수신당)을 창당할 예정인 보수신당 창당준비위원회의 오신환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인 내정자가 새로운 보수정당을 향한 우리 보수신당의 고뇌에 찬 결단을 마치 당 내 권력 투쟁 결과로 폄훼하는 발언을 했다"면서 "품위와 균형을 잃었다"며 탈당 의지를 분명히 했다.

앞서 인 내정자는 전날 여의도 당사 기자간담회에서 비주류의 집단 탈당 결의에 대해 "(탈당의) 직접적 계기가 된 건 원내대표 선거에 졌고 비대위원장을 (자신들이 원하는) 사람으로 안 받았다는 것 아닌가"라며 "그런 이유는 모든 국민을 납득시키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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