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순 한국커리어잡스 대표이사

[유인순 한국커리어잡스 대표이사] 건강에 관한 강의를 들었다. 워낙 많이 알려지신 분이라 모두 귀를 쫑긋하고 들었다. 건강에 특별한 묘수가 있을 거라고 믿었던 사람들의 눈빛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어떤 병에는 무얼 가려 먹어야 하고, 특별히 몸에 좋은 음식은 무엇인지 알고 싶었는데 너무나 평범했다. 무엇이든 많이 먹으라 했다. 그럴 리가? 그러면서 그 말을 믿고 싶었다. 무엇이든 잘 먹는 필자로서는 당뇨 때문에 먹어서는 안 된다는 음식이 너무 많아, 먹을 게 별로 없던 참이다. 그래도 햄버거, 콜라 등도 먹고 싶으면 얼마든지 먹어도 된다는 말에 아리송했지만, 마음 놓고 먹고, 스트레스 받지 말고 빠르게 걷기운동 잘하면 타고난 수명을 건강하게 누릴 수 있다는 말에는 수긍했다.

 중요한 것 한 가지, 담배는 절대 피우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환자건, 의사건, 누구도 담배를 피우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신은 물론 타인에게까지 간접흡연으로 고통을 주는 일이므로 절대 피워서는 안 된다는 말에 격하게 공감했다. 담배를 피우는 아들보다 손자 손녀의 건강이 더 우려되는데, 아이들은 애지중지 하면서도 금연하지 못하는 걸 보면 참 딱한 노릇이다.

 요즘 최고 경영자 모임에 가거나 각종 포럼에 참석했을 때 예전과 달라진 풍경이 있다면 쉬는 시간에 우르르 담배를 피우러 나가는 사람들이 거의 없어졌다는 사실이다. 나이 들면 가장 먼저 결심하는 게 금연이다. 그만큼 금연을 통해 몸을 돌보아야 한다는 생각이 커진 것도 있지만, 담배를 피울 공간이 점점 사라지다 보니 나이 든 사람들이 체면 때문에라도 금연을 하는 것 같다.

 필자가 있는 건물에 젊은이들이 근무하는 사무실이 입주했다. 20대 초, 중반의 젊은이들이 대출안내 일을 하는 것 같은데 건물 내 흡연이 어찌 심한지 코를 들 수가 없다. 수십 명이 우르르 1층에 몰려 내려가 담배를 피운다. 여성 공용 화장실에서도 꽁초가 수시로 발견되고 건물 입구는 숨을 멈추고 들어가야 할 판이다. 급기야 건물 게시판에 흡연 시 부과하는 벌금에 대한 안내서가 붙었다. 그렇다고 단번에 흡연자가 줄어들지는 않을 것 같은 기세다.

 흡연 경고 그림과 문구가 부착된 담배를 23일부터 판매하기 시작했다. 인터넷에 올라온 사진이 너무 섬뜩하여 흠칫 놀랐다. 후두암, 폐암, 구강암 등의 사진과 함께 '폐암에 걸릴 확률 26배 상승, 그래도 피우시겠습니까?' 이런 문구가 흡연자의 선택을 주저하게 만들 수는 있겠지만 담뱃값 인상처럼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또 적응되는 건 아닌가 하는 우려도 있다. 하지만 여러 금연 캠페인을 통하여 청소년과 여성의 흡연이 줄어들기를 바란다.

 강의 중에 윤 박사는 눈을 감고 담배를 피우면 금연이 쉽다는 얘기를 했다. 담배 연기를 보는 즐거움이 흡연자의 가장 큰 쾌락인데 눈을 감으면 담배 맛이 훨씬 줄어든다는 것이다. 그래서 앞이 안 보이는 분들은 담배를 피우지 않는다는 것이다. 강의가 끝나자마자 아들에게 문자를 했다. '아직도 금연 못 했니? 그럼 눈감고 담배 피워봐' 백세시대를 부정할 사람은 이제 없다. 때문에 몸을 잘 보살펴서 숨을 쉬는 동안에는 질병의 고통을 멀리하고 건강하게 살아야 한다. 몸이 편안해야 행복감을 느끼는 것이다. 새해에는 금연자가 더 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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