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태 건양대 교수

[박기태 건양대 교수]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작품 중에 메테클링크의 동화극 <파랑새>가 있다. 나무꾼의 남매인 치르치르와 미치르는 어느 산 너머에 행복의 파랑새가 있다기에 평생을 바람에 떠도는 나뭇잎처럼 이 산 저 산을 헤매지만 끝내 그 파랑새를 찾지 못하고 늙고 지친 몸으로 집에 돌아와 보니 바로 그곳에 그들이 애타게 찾던 파랑새가 있었다. 그러나 그들이 찾았던 파랑새마저도 곧 날아가 버리고 만다는 이야기다.

 작품속의 파랑새처럼 우리가 스스로 만들지 않는 행복이란 이 세상에는 없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무엇인가를 찾아 헤매었지만 빈 털털이로 돌아가는 길은 행복의 실체를 보았거나 확인하지도 못한 까닭에 허무하게 짝이 없을 것 같다. 그렇다면 누구도 만날 수 없는 파랑새를 사람들은 왜 갈구하는 것일까? 만질 수도 가까이 다가갈 수도 없는 허구의 파랑새를 찾기 위해서 수많은 사람들이 기를 쓰고 애타게 찾는 이유는 '언젠가 나도 그 파랑새를 찾아 행복을 누릴 수 있다'는 막연한 기대심리 때문일 것이다.

 우리의 삶은 시간이라는 축 위에서 돌고 돌며 일상이라는 범주를 크게 벗어나지 못하면서 '운명의 수레바퀴' 속에서만 돌아가듯이 그러한 삶인 것 같다. 그런고로 우리의 일생이란 이러한 삶의 축적이며 어떠한 극적인 좋은 일들이 일어나지 않는 한 잔잔하고 소박한 일들로 채워지기 때문에 유별나게 특별한 삶은 살아가는 사람들을 겨우 손꼽을 정도라고만 생각하자.

 가슴 짜릿하게 극적인 감동만을 받으며 사는 사람들은 얼마나 될 것인가를 생각해보자. 어차피 행복의 실체가 없다면 우리가 느끼기에 따라 각자의 행복의 올 수 있기 때문에 자기를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바로 행복한 것이 아닐까? 아울러 자기 자신이 남보다 행복하지도 불행하지도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또한 행복한 사람이라고 본다.

 행복의 파랑새를 찾기 위해서 우리는 스스로가 우리의 삶을 갈고 닦아야 함과 동시에 남에게 베풀 줄 아는 삶을 마음속에 새겨두고 자기의 삶을 성실하게 살아가는 방법밖에 없다. 행여나 누군가가 나의 행복을 보장해 주리라는 생각은 하지 말자. 자신은 남에게 한 치의 아량이나 여유를 베풀지 않는데 그 누군가가 나의 행복을 보장해 줄 리가 만무하기 때문이다.

 지금 여기에 없는 파랑새가 내일 있을 리 없다. 빨리 스스로를 깨닫고 자기의 삶을 성실하게 이겨내는 방법밖에 없다. 반복되는 일상이라는 생활의 틀 속에서는 누구나 열심히 생각하고 일하며 받아들이는 방법에 따라서 삶의 진가가 달라질 수 있음을 명심하자. 그 이유는 파랑새가 바로 자기 자신 속에 있기 때문이다.

 허황되게 행복의 실체를 쫓아다닌다고 해서 행복이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소박한 일상 속에서 행복을 느끼고 그것을 자기의 것으로 만드는 길밖에 없다. 행복이란 놈은 눈에 보이거나 손으로 만져지는 구체물이 아닌 추상물이기 때문에 그리고 어느 순간 어느 공간에서 떨어져 나오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우리 모두는 올 한 해 동안 행복을 찾아 방랑하지 말고 진정한 행복을 만들도록 전심전력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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