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양당(兩黨) 시절, 총선 등 정치권의 이슈로 제3당이 출현하면 양쪽 정당 모두에서 소외됐던 비주류 인사들이 제3당을 기웃거리곤 했다.
국민의당 출연 당시에도 이런 상황은 비슷했다.
정당은 아니지만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대권 도전이 확실시되면서 지지모임이 '우후죽순'격으로 출범하고 있다.

◇'우후죽순'격 생기는 지지모임

이들은 반 전 총장을 지지하기 위해 자생적으로 발생한 순수 단체라고 하지만 일부 조직의 속내를 들여다보면 A모임의 회장은 새누리당 전 국회의원의 보좌관 출신이고, B조직의 회장은 과거 여당 예비후보로 총선에 도전했다가 공천을 받지 못한 경력의 소유자다.
물론 이들이라 해서 개인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반 전 총장 지지모임의 대표가 됐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정치바닥에 워낙 '정치꾼'들이 많다 보니, 아울러 열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르기 때문에 대선 후 이들이 앞 다퉈 논공행상에 나서며 혼란을 야기할 것은 아닌지 우려가 되는 것은 막연한 기우일까. 
이처럼 반 전 총장 지지모임의 잇따른 출범에 지지모임을 한데 묶어 한목소리를 내자는 조직도 발생했다.
그러나 이들의 실체 역시 객관적 검증을 거치지 않은 것으로 보여 앞으로 반 전 총장의 지지모임이 일치단결해 제대로 단합할지는 두고 볼일이다.

◇반 전 총장이 정리해야

반 전 총장도 이런 상황을 알고 총장으로 재직 중이던 지난달  스테판 두자릭 유엔 대변인을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최근 한국에서 일부 단체나 개인들이 마치 저를 대신해 국내 정치 문제에 대해 발언하거나 행동하고 있다는 주장들이 보도되고 있다"면서 "이들 누구와도 전혀 관계가 없다"고 강조하며 선을 그었다.
반 전 총장이 대권에 성공하려면 우선 지지모임 회원들의 열정을 아우르면서도 자신의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지지자로 위장한 소위 '정치꾼'들을 솎아내는 작업을 잘 해야 할 것이다.
최근 충청권에선 향후 100년 이내 대통령 선거 후보를 내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이번에 여야를 초월해 반 전 총장을 도와야 한다는 목소리가 확대되고 있다.
영호남 패권주의에서 반 전 총장만한 국가적 인물을 키우기가 충청권으로선 쉽지 않다는 의견이다.
조기대선 시계가 쉬지 않고 작동하면서 다가올 선거에서 지역의 열망이 현실화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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