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지난 8일 직원이 발견…누가 복구했는지 몰라"
교수회 규탄 성명냈지만 학내 분위기 대체로 '잠잠'
학사구조개편 등 앞두고 분규 재촉발 가능성 낮아

▲ 청주대 정상화를 위한 범비상대책위원회에 의해 철거된 고 김준철 전 청주대 명예총장의 동상이 2년만에 다시 세워졌다. 사진은 고 김준철 전 청주대 명예총장 동상의 철거 전(왼쪽) 모습과 다시 세워진 모습. /임동빈기자

[충청일보 장병갑기자] 청주대 분규의 마지막 상징으로 철거된 채 방치돼 있던 고 김준철 전 청주대 총장의 동상이 지난 주말(8일) 새벽 시간대에 기습적으로 다시 세워졌다.

지난 2015년 1월6일 청주대정상화를 위한 범비상대책위원회에 의해 철거된 지 꼭 2년 2일만이다.

그러나 누가 또는 어느 단체가 어떤 목적으로 원상 복구시켰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동상은 철거 당시 빼곡히 붙어있던 투쟁 스티커가 모두 제거돼 있고 깨끗하게 닦여진 상태로 복구돼 있어 철거됐던 현장에서 다른 장소로 옮겨져 세척된 뒤 다시 세워진 것이 아닌 가 추정될 뿐이다.

학교 관계자는 "지난 8일 오전 한 직원이 이를 발견하고 난 후에야 동상이 다시 세워진 것을 알았다"며 "이 일과 학교는 전혀 관련이 없고 현재 누가 이를 복구했는지 당시 출입했던 차량을 조회하는 등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학교 측은 출입 차량 등을 조회할 경우 이번 주 안에는 누가 동상을 다시 세웠는지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고 김준철 전 총장의 동상이 다시 세워졌다는 소식이 알려졌지만 학내는 조용한 분위기다.

청주대 교수회가 규탄 성명을 냈지만 분규가 한창이던 당시와 같이 물리적 행사에 나서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교수회와 범비대위로 함께 활동했던 청주대 노조와 총동문회는 아직 이렇다 할 움직임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총학생회는 지난 총학생회장 선거가 무효화되면서 장기간 집행부 공백상태다. 분규의 상징이 복구되면서 구성원들 사이에서는 학교 측은 물론 교수회, 노조, 동문회 등이 한발 물러서 대학 정상화가 완전히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로 불거지고 있다.

청주대는 2017학년도 정시 모집 원서접수 결과 지난해 4.39대1보다 대폭 하락한 3.06대1을 기록하며 충격에 빠졌다.

학교 관계자는 "이번 정시에서 학교가 큰 충격을 받았다"며 "미달학과 속출이 현실화될 것으로 우려되는 상황에서 더 이상의 학내 분규나 갈등은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분규 사태가 오랜 기간 지속되면서 구성원 간 고소고발로 얽혀있다"며 "학교 측이나 옛 범비대위 측이나 모두 한 발씩 물러나 고소고발을 취하하는 등 학교가 완전히 정상화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석우기념사업회는 지난 2012년 7월 학내 구성원과 시민 등 500여명으로부터 3억2000만 원을 모금해 김 전 명예총장의 동상을 건립했다.

청주대가 재정 지원 제한 대학으로 선정되면서 촉발된 학내 갈등 과정에서 범비대위는 2015년 1월6일 이 동상을 강제 철거했다.

이에 학교법인 청석학원은 동상을 불법 철거한 비대위를 고소했고 법원은 철거를 주도한 전 교수회장과 총학생회장, 총동문회장 등에게 벌금형을 선고했다.  검찰과 비대위 모두 법원의 결정이 부당하다며 항소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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