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공=민병주 전 충북도도로관리사업소 총무팀장

▲ 민병주(신손자병법)

[제공=민병주 전 충북도도로관리사업소 총무팀장] 손자는 "적을 공격하여 반드시 이길 수 있는 것은 적이 지킬 수 없는 곳을 공격하며, 방어를 하면서 반드시 지킬 수 있는 것은 적이 공격할 수 없는 곳을 지키기 때문이다. 이런 군대는 형체도 소리도 없는 것에 이른 것이다. 이래야만 응당 적의 목숨을 다스리는 것이다.(攻而必取者 攻其所不守也 守而必固者 守其所不攻也 故 至於無形 至於無聲 故 能爲敵之司命)"라고 했다.

이 구절은 공격과 방어를 잘하는 군대는 자신들의 강점으로 적이 지니고 있는 허점을 파고 들어가 흔적을 남기지 않으면서 치고 깨뜨리며 나아가거나 또한 가로막고 붙들어 바라는 것을 이룬다는 뜻이다.

다시 말해 강력한 군대는 공격과 방어를 빈틈없고 뛰어나게 해 적에 드러남 없이 마음대로 휘두르거나 다룰 수 있어 그들의 생사여탈권을 쥐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군대는 얼마나 강한 군대이겠는가?

'허실(虛實)'이라는 것이 있다. 허에는 '비다, 없다, 약하다, 빈틈', 실에는 '굳다, 튼튼하다,실질'이라는 뜻이 있다. 이러기에 허는 열세, 약점, 허술, 미진을 실은 강세, 강점, 실력, 확실을 나타낸다.

허실의 이치는 허와 실이 항상 고정된 것이 아니라 가변성과 상호 전환이 있고, 또한 허에도 실이 있으며, 실에도 허가 있는 것이다. 그래서 안과 밖의 허는 바로 실로 바꾸어야 하고, 실은 실로 늘 유지해야만 한다. 그래야만 허실을 제대로 견지할 수 있다. 

전쟁을 하는 군대는 여러 군종(軍種)이 있으며 각 군별로 조직, 운영 체계, 병력, 무기, 장비들이 다르다. 그렇지만 공통으로 직면하는 요소들이 있는데 전략, 작전술, 전술, 병력, 명령체계, 군수지원, 지형과 기상, 지휘관 자질, 사기, 무기와 장비 상태, 정보, 기세, 기정, 집중, 분산, 주도권, 환경, 의지들이 그것이다.

이 모든 것이 실의 위치에 있다면 얼마나 바람직하겠는가? 그렇지만 늘 이럴 수는 없다. 전쟁에서는 허와 실이 늘 양립하는 것이 근본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허실의 원리를 잘 받아들여 제대로 써야만 한다. 이것은 선택이 아닌 당위이다. 전쟁 승리에 필수이어서 그렇다.   

전장의 군대가 허실을 운용함에 있어 그 성취 여부는 피아의 실체파악 정도, 속도, 방향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

이것은 군대가 부닥치고 있는 여러 요소 가운데 어디가 허실에 놓여 있는 지를 정확하게 알고, 얼마나 빨리 허를 실로 바꾸며, 가장 필요로 하는 관점으로 접근했느냐에 따라 승패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는 뜻이다.

지휘관은 이점을 명심하고 반드시 실행하여 늘 강하고 효율 있는 군대 곧 형체와 흔적이 없거나 남기지 않는 군대가 될 수 있도록 진력해야만 한다.

허실의 방법론은 인간과 모든 유기체, 국가와 조직, 나머지 모든 곳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이러한 여러 분야를 구성하는 수많은 요소들 역시 허와 실이 있을 수밖에 없는데 문제는 리더들이 이점을 얼마나 잘 인식하고 실천하느냐에 있다.

곧 허 실에 관한 확실한 인지와 알맞은 조치를 하지 않고 무지와 방관으로 일관할 때 매우 큰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리더와 개인들이 허실 실행의 부작위는 그만한 대가를 치를 것이며 생존을 그릇되게 할 수도 있다. 잘 헤아려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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