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朴에 "잘 대처하기 바라"
박지원에도 "대표 선출 축하"

[서울=충청일보 김홍민기자]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전화 통화로 소통의 정치를 시작했다.

반 전 총장 측 이도운 대변인은 반 전 총장이 16일 박근혜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귀국 인사를 했다고 전했다.

지난 12일 귀국 이후 나흘 만이다.

이 대변인에 따르면 반 전 총장은 이날 오전 10시쯤 박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서 "직접 찾아뵙고 인사드려야 하는데, 상황이 이렇게 돼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부디 잘 대처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안타깝게 된 상황'은 탄핵을 당해 직무정지 상태인 박 대통령의 처지를 의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현재 진행 중인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에 '잘 대처하길 바란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반 전 총장은 이어 자신의 대표적 업적으로 꼽히는 기후변화협약 비준과 지속가능개발 목표 이행 등 유엔의 주요 업무와 현안에 대해 박 대통령이 적극적으로 협력한 데 대해 감사하다는 뜻을 피력했다.

이에 대해 박 대통령은 "12일 귀국 이후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고 듣고 있다.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10년 간 노고가 많으셨다"며 "그동안 많은 성과를 거두셨다. 수고하셨고 축하드린다. 건강 유의하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는 전언이다.

반 전 총장은 전날 박지원 국민의당 새 대표에게도 전화해 축하했다고 전해졌다.

박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전날 반 전 총장이 전화해 '축하한다. 잘하시리라 믿는다. 귀국해서 인사를 드리고 싶었는데 이리저리 바쁘다. 다음에 뵙자'고 했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박 대표는 반 전 총장이 박 대통령과 전화 통화한 것과 관련해 "촛불 민심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지적하고 "이렇게 되면 우리와 상당히 멀어질 수밖에 없다"며 선을 그었다.

박 대표는 그동안 국민의당을 제3지대로 한 연대의 대상으로 반 전 사무총장을 거론해왔기 때문에 향후 정계 개편의 변수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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