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청일보 이한영기자] 건양대병원(원장 최원준)은 간경변증으로 투병 중인 아버지를 위해 기꺼이 간 기증을 결심한 안영덕군(19) 덕분에 새해 첫 생체 간이식 수술이 성공적으로 이뤄졌다고 밝혔다.

흔히 간경화라고 불리는 간경변증은 만성적인 염증으로 인해 정상적인 간 조직이 섬유화 조직으로 바뀌면서 간의 기능이 저하되는 병이다.

안군의 아버지 안상용씨(49)의 경우도 수 년 전 간경변증 진단을 받고 작년 3월부터 간 기증이 심각하게 떨어져 간 이식 외에는 건강을 회복할 방법이 없는 상황이었다.

간 이식 수술 외에는 방법이 없다는 말을 의료진으로부터 전해들은 안군은 한 치의 고민도 없이 본인의 간 일부를 기증하겠다는 의사를 전했다.

그러나 85㎏이 넘는 건장한 체격이었던 안군은 사전검사를 통해 '지방간' 진단을 받아 이식에 적합한 간 상태가 아니라는 판정을 받았다.

이에 안군은 10개월에 걸쳐 약 30㎏을 감량하고 건강한 몸을 만들어 적합 판정을 받아냈으며 마침내 지난 4일 건양대병원 장기이식센터 최인석 교수가 약 12시간의 긴 수술 끝에 아들의 간 일부를 떼내 아버지에게 이식하는 수술에 성공했다.

이식 후 아버지 안씨는 놀라운 속도로 간 기능을 회복하고 있으며 안군도 빠르게 회복해 퇴원 후 아버지 간병까지 하고 있다.

최 교수는 "이식된 간에 다수의 혈관을 이어줘야 하는 어려운 수술이었는데 어린 나이에도 아버지를 위해 간을 기증한 아들의 효심에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있었다"고 수술 소감을 밝혔다.

안군은 "수술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아버지를 살릴 수 있다면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기증을 결심했다"며 환하게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