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공=민병주 전 충북도도로관리사업소 총무팀장

[제공=민병주 전 충북도도로관리사업소 총무팀장]  손자는 "적의 형체가 나타나고 아군의 형체가 없으면 우리는 하나이지만 적은 나눠진다. 이것은 열로 그 하나를 공격하는 것이고, 우리는 다수이지만 적은 소수가 된다. 이럴 때 우리 모두가 함께 싸워야 할 곳으로 나아가면 적은 오그라들고 약해진다. 우리가 함께 싸워야 할 곳은 적이 알지 못하게 해야 하며 이래야만 적들이 갖춰야 할 곳이 많아지는 것이다. 그러면 우리 모두가 싸워야 할 곳이 적어지는 것이다(形人而我無形 則我專而敵分 是以十攻其一也 則我衆而敵寡 則吾之所與戰者約矣 吾所與戰之地 不可知 不可知 則敵所備者多 敵所備者多 吾之所戰者寡矣)"라고 했다.

이 구절은 전쟁을 하는 군대가 적이 전혀 모르게 또한 예상할 수 없게 움직여서 그들이 혼란을 겪으며 적절한 대처를 하지 못하는 사이 적의 약한 곳을 거침없이 침으로써 전장 우세를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흔적과 자취를 남기지 않는 형태 곧 지어무형(至於無形)의 군대는 아주 크고 강한 군력으로 작고 엷은 적을 확실하게 타격함으로써 명백한 주도권을 쥐고 전장을 지배하게 된다는 것이다.
 
전장의 군대가 자신들은 집중을 하고 적은 분산시킨 다음 공격해 승리하는 것은 전쟁의 고전이면서도 보편이다. 이처럼 집중은 중요한 전쟁 원칙이면서도 방법이다. 그런데 이렇게 되기 위해서는 전제가 있다. 바로 적을 분산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적을 분산시킬 수 있겠는가? 여러 가지 수단이 있겠지만 가장 근접하고 것은 고도의 의외성과 기만술이다. 곧 적이 천만뜻밖으로 여기게 해 허둥지둥하게 만들고 또한 완벽하게 속여서 적의 준비와 대비를 마구 흩뜨리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장에 있는 군대가 뜻밖에 일어난 변고(意外之變)와 뜻밖에 일어난 일(意外之事)에 휘말리어 갈피를 잡을 수 없는 상황에서 상대가 훨씬 강한 힘과 기세로 시간과 공간으로 들이닥칠 때 얼마나 당황하겠는가? 기만술도 마찬가지이다.

손자는 이미 첫 편 시계(始計)에서 열네 가지 기만술(十四詭)을 제시했다. 또한 삼십육계(三十六計)에서도 원용할 수 있는데 무중생유(無中生有), 만천과해(瞞天過海), 성동격서(聲東擊西), 포전인옥, 혼수모어(混水摸魚), 부저추신(釜底抽薪), 조호이산(調虎離山), 진화타겁, 가치부전(假痴不癲)들이 그것이다.

또한 모택동의 십육자전법(十六字戰法) 곧 적진아퇴(敵進我退), 적퇴아진(敵退我進), 적주아요 (敵駐我擾), 적피아타(敵疲我打)도 있다. 물론 이것들이 모두는 아니고 다른 것도 얼마든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열거한 것이라도 확실하게 실행하면 군대 최고의 경지인 지어무형과 지어무성(至於無聲)의 모습을 만들어 자신들은 군력을 집중하고 적을 분산시키는데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잘 헤아려 보라. 우리들이 활동하는 모든 곳 곧 공·사 조직은 물론 개인들 생활 역시 마찬가지다. 그 어떤 목표를 달성하려 할 때 관련 자원과 요소들을 소리 소문 없이 준비해 집중시키고 상대가 준비하지 않은 때와 곳으로 일거에 쏟아내 보라. 상대는 어떠하겠는가? 이것을 제대로 옮길 수 있으면 강한 조직과 사람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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