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일보 사설] 민족 최대의 명절 '설'이 나흘 앞으로 다가왔다. 각 가정에서는 차례상 준비와 설 선물을 마련해야 하는데 물가가 심상치 않다. 기상이변에 따른 채소류의 작황 부진, 조류인플루엔자(AI)로 인한 계란 값 인상, 남미지역 콩 수급문제 등이 물가인상의 주된 이유로 꼽힌다. 국제 원자재 가격 인상과 원화가치 하락세도 물가불안의 요소로 분석된다. 이렇듯 물가대란 상황에서 전통시장에서 설 준비를 한다면, 가계부담 감소와 지역 상생이란 일석이조(一石二鳥)의 효과가 기대된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 따르면 설 차례상을 차리는 데 필요한 물품을 전통시장에서 사면 대형마트보다 7만 원을 아낄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4인 기준으로 설 차례상 용품을 전통시장에서 사면 평균 22만3383원이 들지만, 대형마트는 이보다 7만 원 정도 비싼 평균 29만3001원이 필요하다는 조사 결과다. 품목별로 보면 채소의 경우 전통시장이 대형마트보다 35.2% 저렴하고, 육류와 수산물도 전통시장에서 각각 28.3%, 26.8% 싼 것으로 나타났다.

전통시장에서 제수용품을 구매하면 저렴한 가격 외에 여러 장점들이 있다. 일단 전통시장에서 판매하는 채소류는 해당 지역에서 생산된 농산물인 경우가 많다. 지역 농업인을 도울뿐더러 이동거리도 짧아 신선도 면에서 우수하다. 특히 전통시장 상인들은 우리 지역에서 더불어 살아가는 이웃이다. 경기불황과 물가상승으로 설 대목을 기대하기 어려운 이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지역 전통시장 상인들을 위해서는 일반 소비자뿐만 아니라 지자체, 지역 기업·기관들의 관심도 중요하다 침체된 전통시장을 살리기는 방법은 '전통시장 상품권 구매확대'와 '주차장 확보'로 대표된다. 지자체는 주최하는 여러 행사에서 전통시장 상품권을 부상으로 수여하는 사례를 확대하고, 기업·기관은 불우이웃 돕기나 고객 사은품으로 전통시장 상품권 제공을 늘리길 바란다.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지난 18일 청주 육거리 종합시장에서 장을 보고, 충북육아원을 방문해 육거리시장에서 구매한 물품과 전통시장 상품권을 전달한 것이 좋은 사례다.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도 설을 맞아 저소득 소외계층에 전통시장 상품권을 전달했다고 한다.

아울러 정부와 지자체는 전통시장을 이용하는 시민들의 불편함이 없도록 주차장 확보에 주력해야 한다. 물론 시장상인들의 자구노력도 필요하다. 일부 전통시장에서는 다양한 고객 감사 행사를 진행하고 있거나 할 예정이다. 손님이 감소한다고 해서 대형마트 탓만 하는 게 아니라 적극적인 마케팅을 통해 고객 잡기에 나서고 있다.서로 정을 느끼는 훈훈한 설 명절 준비를 전통시장에서 시작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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