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트럼프 행정부 출범 겨냥
'준비된 대통령' 이미지 강화
필리핀 한인 피살 사건 언급
"황교안·외교부 뭐하는건가"

[서울=충청일보 김홍민기자]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24일 미국 트럼프 시대의 격변기를 맞아 '국익 우선 외교'라는 화두를 던졌다.

자국 이익 우선주의와 보호무역주의를 기치로 내건 트럼프 미 행정부 출범에 맞서 한국 외교의 자원을 국가 이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행사하겠다는 좌표를 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 전 대표의 이 같은 외교안보 기조는 이날 대선 싱크탱크인 '국민성장 정책공간' 주최로 열린 미국 트럼프 정부 출범 좌담회에서 소개됐다.

문 전 대표는 좌담회 직후 취재진에게 "오늘은 외교안보 정책을 발표하는 자리가 아니라 트럼프 행정부 출범으로 우리 외교의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이라 어떻게 대처해가야 할지 전문가들과 논의하는 자리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외교안보 정책은 따로 발표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를 두고 정치권 안팎에서는 문 전 대표가 최근 권력기관 개혁과 일자리 정책 발표에 이어 트럼프 정부 대응 외교 기조를 발 빠르게 내놓으면서 대선 '일등 주자'로서의 면모를 부각하려는 의도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조기 대선이 임박하면서 각종 현안에 신중하지만 신속하게 자신의 입장을 공개하면서 '안정되고 준비된 대통령' 이미지를 강화하겠다는 뜻도 담긴 것으로 보인다.

문 전 대표는 이날 필리핀 한인 피살 사건도 언급했다.

그는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현직 경찰까지 가담했고 사건이 경찰서 건물에서 버젓이 벌어졌다니 경악을 금할 수 없다"며 "더 충격적인 것은 필리핀 내에서조차 퇴임 요구가 빗발친 경찰청장에게 두테르테 대통령이 아무 책임도 묻지 않고 그의 생일 파티에 참석했다는 사실로, 외교적으로 이런 무례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필리핀 정부는 법치주의에 입각해 우방으로서 책임 있는 조치를 취할 것을 엄중히 요구한다"며 "이처럼 심각한 사태가 벌어졌는데 아무 문제 제기도 없는 황교안 권한대행과 외교부는 뭐하는 사람들인가. 자국민 보호가 최우선인 국가의 책무를 지금 포기하고 있는 것"이라고 강하게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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