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진입로·보행자 동선 중첩 위험
운전자 사각지대 많고 안전시설도 부족해
"근본적 대책 필요"… 내달 관계기관 회의

[충청일보 신정훈기자] "큰 사고 날 줄 알았어요. 아찔한 순간이 하루에도 몇 번인데요."

지난 22일 오후 9시20분쯤 충북 청주시외버스터미널 버스 진입로 횡단보도에서 고등학교 졸업을 앞둔 A군(18)이 시외버스에 치여 숨졌다.

당시 버스운전기사 B씨(58)는 경찰에서 "진입로에 들어서기 위해 우회전하는 과정에서 A군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사고가 난 횡단보도는 청주여객터미널로 대형 버스가 들어서는 진입로이면서 보행자 동선이 중첩된 구간으로 사고 위험은 항상 도사리고 있다.

실제 이곳에서는 하루에도 몇 번이고 아찔한 순간이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버스 운전기사는 "횡단보도를 건너는 사람은 물론이고 버스 기사들도 항상 불안해하는 횡단보도"라며 "사각지대가 많아 주차관리원의 통제에 따라 진입하는데도 위험했던 순간이 한 두 번이 아니다"고 말했다.

여객터미널 주차관리원은 사고가 난 횡단보도는 물론 복잡한 여객 터미널의 안전을 책임지고 통제하는 일을 하고 있다.

주차관리원 혼자 관리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용객들은 안전시설 확충을 요구하고 있다.

한 이용객은 "안전시설이 많이 부족하긴 하다. 이용객들이 주차장으로 빠져나가지 못하는 펜스 하나 없고 횡단보도에도 주의 표지판이 없는 것은 기본적으로 안전에 대한 관심이 없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전문가들은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 전문가는 "버스 진입로와 이용객 보행 동선이 중첩되는 터미널이 거의 없다. 애초 설계부터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솔직히 총체적 난국이다. 근본해결책은 진입로 변경이지만 지금의 도로구조로 봤을 때 이것이 가능한지도 의문"이라며 "시설 확충만이 능사가 아닌 만큼 관계기관들의 협조와 양보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 사건을 조사 중인 청주흥덕경찰서는 내달 8일 청주여객터미널 관계자와 버스회사, 구청 건설교통과 등 관계기관 회의를 마련해 여객터미널 안전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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