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명혁 전 청주시농기센터소장

[윤명혁 전 청주시농기센터소장] 급격한 산업화의 바람이 불면서 우리의 가족구조는 엄청난 변화를 보이고 있다. 산업화의 물결을 따라 농촌을 떠나 도시로 이동한 사람들은 콘크리트 문명에 중독되면서 인간성이 희석되고 혼자 빨리 가려는 라이프스타일이 유행하면서 점점 이기주의적이고 개인적인 성향이 강해지기 시작한 것이다. 통계청 발표에 의하면 2015년도 우리나라의 1인 가구 비중은 전체 1900만 가구 중 1인가구수는 520만 가구로 전체의 27.2%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인가구를 포함한 1, 2인가구는 전체 가구의 절반을 넘어서고 있는 것을 보면 바야흐로 핵가족 시대를 열어가고 있는 것이다.

 1인가구가 늘어가면서 우리사회 전반에 많은 변화가 일기 시작했다. 우선 마트나 백화점에 가면 반토막짜리 생선이 등장하고 1/4 수박은 보통이며 모든 것이 작고 소형화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혼밥족, 혼술족의 등장으로 식당, 카페 등의 풍경이 바뀌고 있으며 대형마트나 백화점은 저성장의 여파로 매년 매출액이 줄고 있는데 비해 편의점은 호황을 이루고 있는 기현상으로 보이고 있다. 이름 있는 외식 업체들도 고급 백화점 입점보다 편의점 납품을 위한 상품 개발에 사력을 다하면서 '컵푸드'라는 새로운 마케팅 신조어를 탄생시킨 것이다.

 1인가구의 특징을 보면 크기는 소형으로 하고 성능은 그대로를 바라고 있으며 제한적인 자원의 효율성 제고를 바라고 있고 혼자 산다는 특성 때문에 신체적, 정신적 안정을 꾀하는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한다는 것이다. 자신 개인의 문제에는 엄청나게 관대해 지면서 자신을 건강하게 한다든지 아름답고 멋지게 하는 데는 돈을 아끼지 않으며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많은 사람과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해 접촉하려 하는 성향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 농업경영에서도 1인가구의 증가라는 큰 사회적 트렌드를 어떻게 대응하고 활용해야 할 것인가를 연구하고 대응해야 한다. 우선 농산물의 포장에서부터 생각해야하는데 우리보다 훨씬 먼저 1인가구가 늘어나기 시작한 일본의 대형 마트 식품매장을 가보면 답이 보일 것이다.

 쌀의 경우 5kg이 넘는 포장은 아예 없고 200~300g 단위로 화려하지 않은 단색의 아주 간단한 포장지로 들기 좋은 손잡이를 달아 놓은 것을 볼 수 있다. 과일은 복숭아, 자두, 포도를 작은 상자에 함께 포장해서 다양한 과일을 한 두 개씩 다 한 번에 구매할 수 있도록 한 것을 볼 수 있다. 이처럼 소형 포장은 기본이 되어야 하며 1인 가구가 좋아하는 농산물들을 소형으로 2~4종 씩 함께 포장하는 것도 적극적으로 개발해야 할 것이다.

 자신에게는 관대한 습성을 이용한 건강 기능성 가공품과 미용 등에 좋은 제품을 생산해 내야하며 직접 집으로 정기적으로 배송하는 꾸러미 상품 개발에도 노력해야 할 것이다. 특히 편의점 납품이 가능하도록 하는 소형의 농산물 포장기술을 개발해야 하며 사과, 양배추 등의 소형화에 맞추어 기타 과채류와 과일 등의 소형 품종 개발에도 눈을 돌려 봐야 할 것이다.

 1인가구의 증가는 분명 우리 농업에도 많은 영향을 줄 것임에 틀림없기에 더 많은 연구와 개발을 위해 농업인은 물론 농업을 지방자치단체의 농업관련 기관과 중앙 부처들의 노력이 동반되어야 한다. 1인가구의 증가는 사회적으로 많은 어려움을 가져온다고 볼 수 있지만 또 다른 측면에서는 새로운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점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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